“20년도 거뜬”…장수 모바일 게임 롱런 비결은 ‘초딩 파워’
by김가은 기자
2025.03.03 07:00:00
초등학생 사로잡은 10년차 모바일 게임들
마인크래프트·무한의 계단 등 10대 비중 최대 80%
"10대 이용자, 장기 흥행 위한 필수 고객"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초딩’(초등학생의 신조어)’의 눈길을 사로잡은 모바일 게임들이 출시 10년차를 넘겼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평균 수명 6개월 남짓한 모바일 게임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애플리케이션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월 모바일 게임(로블록스 제외) 월간 이용자 순위 톱30에는 △3위 ‘마인크래프트’(155만명) △7위 ‘좀비고등학교’(105만명) △13위 ‘무한의 계단’(82만명) △18위 ‘냥코대전쟁’(63만명), △26위 ‘캔디크러쉬사가’(44만명) △27위 ‘클래시 오브 클랜’(44만명) 등 서비스 10년 이상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캔디크러쉬사가’를 제외하면 전체 이용자 중에서 10대의 비중이 최대 80%에 달할 정도로 대부분의 작품들이 저연령대 이용자를 소위 ‘콘크리트 유저’로 두고 있다.
 | (사진=넵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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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포함한 10대 이용자는 성인처럼 과금이 자유롭지 않은 탓에 큰 매출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는 게임사들은 10대 이용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한번 게임을 시작하면 깊게 몰입하고, 오래도록 이용하는 특유의 충성도를 기반으로 게임 존속에 필수인 활성 이용자 수를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자라 성인이 된 이후에도 어렸을 적 경험을 토대로 꾸준히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바일 게임의 미래 수익원으로도 여겨진다는 의미다.
10대들의 모바일 게임 이용 수요도 늘고 있어 10년 이상 롱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 게임 이용자 중 모바일 게임 이용률(중복선택)은 2024년 93.3%로 2022년 78.3%보다 15%p 상승했다.
‘초딩 파워’에 힘입어 장수 반열에 오른 모바일 게임들이 10대 이용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신규 콘텐츠와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제 2의 전성기 도모에 나서고 있다.
먼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넵튠(217270)의 ‘무한의 계단’은 서비스 초기때부터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표 장수 모바일 게임이다. 넵튠에 따르면 무한의 계단 초등학생 이용자는 전체의 약 60%에 달한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2580만건을 넘어섰다.
무한의 계단은 10주년을 기념해 기존에 계단을 올라가는 방식과는 정반대의 ‘계단 내려가기’ 미니 게임 콘텐츠를 지난 1월부터 선보였다. 또 3월 14일까지 응모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백화점상품권, 문화상품권, 편의점CU상품권 등 2000만원 규모의 상품을 지급하는 경품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 11년차에 접어든 어썸피스의 ‘좀비고등학교’는 올해 초 스토리모드 리부트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경험 제공에 나섰다. 기존 스토리를 기반으로 각색한 새로운 스토리와 깔끔한 일러스트는 물론 매칭·역할군 레벨 시스템 등을 새롭게 추가하며 플레이 재미를 극대화했다. 어썸피스에 따르면 리부트 출시 약 1달만에 6만8000여명의 이용자가 스토리 클리어에 성공했으며 연내 새로운 스토리 2개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약 5억건에 달하는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은 정기적인 밸런스 조정과 이용자 피드백 반영으로 인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당장 2월에는 게임 공정성 유지를 위해 특정 장비 및 마법 성능 완화에 나설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이플랜드’, ‘바람의나라 클래식’ 등의 열풍에는 어렸을 적 즐겼던 옛 게임의 향수를 다시 찾는 3040세대 이용자가 주축이 된 만큼, 게임 산업에서 10대 이용자 확보는 장기 흥행을 위한 필수 고객”이라며 “현재 10대 이용자를 주 고객으로 확보한 모바일 게임이라면 10년을 넘어 20년 장기 흥행 사례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