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캠핑족, 텐트서 화롯대 이용 금지해야”[소방人]
by박태진 기자
2025.02.17 05:00:00
전용태 국립소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인터뷰
소방공학 전공…임용 후 화재대응·인명안전 연구
본인도 캠핑족…실험 통해 이산화탄소 중독 확인
“실용 연구로 국민 일상 보탬되는 연구자 될 것”
‘119’를 누르면 달려오는 일상 속 숨은 영웅들. 화재 진압과 재난·재해 발생 시 구조 활동을 수행하는 소방관은 그 역할에 따라 화재진압대원, 구조대원, 구급대원으로 나뉜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 활약상을 ‘소방인(人)’을 통해 재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겨울철 텐트 내에서 화롯대를 이용한 난방은 절대 금지해야 합니다.” 전용태 국립소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동계 캠핑족들의 필수 아이템인 화롯대에 대해 가스중독 위험성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경고했다.
 | 전용태 국립소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캠핑 유형·난방기기별 가스중독 위험성 실증을 위한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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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구원은 2006년 부경대 소방공학과로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방과 관련된 업무를 접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학부과정을 이수하는 중 초고층 아파트 화재, 고시원 화재, 각종 유해가스 중독 사고 등 많은 화재·재난 사고 관련 기사를 접하면서 화재사고의 인적·물적 피해저감에 대한 관심으로 대학원까지 진학하게 됐다.
그는 2017년 8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면서 소방청 중앙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실로 입사를 했다. 소방분야 연구개발(R&D)분야 기획·예산 업무를 시작으로 현재 국립소방연구원 대응기술연구실에서 화재대응 및 인명안전 저감을 위한 연구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는 “소방대원들이 사용하기 편해야 성공적인 소방활동을 할 수 있고, 국민의 안전까지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소방대원들이 진짜 필요로 한 소방대응 장비가 뭔지 발굴하고 개발해 현장에 잘 쓰일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전 연구원이 최근 힘쓰는 연구 분야는 캠핑 가스중독 사고 예방이다.
그는 “추운 겨울이 가기 전 동계캠핑을 즐기려는 캠핑족들이 적지 않다”면서 “국내 캠핑 인구가 2019년 530만명에서 2022년 700만명으로 3년간 32%가 증가한 만큼 캠핑 중 가스중독 사고 또한 증가 추세다. 2023년 캠핑 중 가스중독 사고는 2022년 대비 66.7%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립소방연구원에서는 정량적, 실험적 데이터에 근거한 ‘가스 중독사고 위험성’에 대해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캠핑 유형·난방기기별 가스중독 위험성 실증을 위함 실험을 실시했다고 전 연구원은 설명했다. 실험 결과 단독형 텐트에서는 숯·조개탄·장작 등을 사용한 화롯대에서는 각 일산화탄소 356ppm, 2339ppm, 609ppm으로 위험성을 확인했다.
전 연구원이 캠핑 가스중독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또한 캠핑족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가스 중독이 훨씬 빠르게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고, 많은 캠핑족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돼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 더 큰 보람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소방·재난현장과 과학기술을 연결하는 실용 연구로 안전한 국민의 일상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개인적인 목표도 밝혔다.
| 전용태 국립소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사진=소방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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