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받는 구리…ETF 수익률 고공행진

by원다연 기자
2024.05.17 00:00:14

공급 불안정한데 AI 확산 수요 늘려
구리 가격 톤당 1만달러대 넘어서
“글로벌 경기 회복되면 추가 상승”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이 구리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확충이 늘어나면서 구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구리 가격이 1만달러대에 안착하며 구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올 들어 두자릿수로 뛰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올 들어 ‘TIGER 구리 실물’은 연초 이후 26.96%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KODEX 구리선물(H)’는 같은 기간 24.54%의 성과를 냈다. 구리와 함께 알루미늄, 니켈 선물에 투자하는 ‘TIGER 금속선물(H)’도 연초 이후 12.8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만 해도 톤(t)당 8000달러대 수준이었던 구리 가격은 최근 1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4일(현지시간) 구리 3개월물은 1만3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1만달러를 넘어섰다 주춤했던 가격은 지난 10일 재차 1만달러를 돌파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는 변형이 쉬운 전성과 연성을 갖추고 있어 전선과 케이블 등에 널리 활용되는데, 공급은 불안정한 반면 수요는 계속해 늘고 있어 가격이 오름세다. 구리 광산은 칠레와 페루 등에 집중돼 있는데 해당 지역의 광산 폐쇄와 이상 기후 등에 따라 공급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칠레 등 중남미 광산의 노후화, 고금리 여파 속 신규 광산 투자 지연, 파나마 광산 폐쇄 등으로 구리 시장은 구조적으로 타이트한 공급 여건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AI 산업 확산으로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AI 인프라가 확장되면서 데이터 처리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증설이 늘어나고, 여기에 소요되는 케이블 등에 구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구리개발협회(CDA)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 구축에는 1메가와트(MW)당 27t의 구리가 사용된다. 데이터센터 자체가 전력 수요를 늘릴 수 있단 점도 구리 수요 증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부족했던 투자로 구리 공급은 단기적인 측면 이상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수요와 관련된 전망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사이클 회복까지 더해지면 연내 구리 가격의 상단은 1만1780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