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윤 기자
2024.03.03 07:00:00
美2월 비농업고용 18만명 상승 그칠 듯
연준 의장 발언 통해 ‘금리인하’ 시점 예측
中양회에서 경기 회복 정책 나올지 관심
ECB 통화정책회의서 4연속 금리 동결 전망
“3월 이벤트 많지만 환율 크게 움직이기 어려워”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고용 지표와 중국 양회에서 나올 정책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등 시장에 이벤트가 상존하겠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으로 인해 환율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환율은 특별히 시장에 영향 미칠만한 이슈가 없이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대기하며 변동성이 없었다. 환율은 한 주 내내 1330원 초반대에서 머물렀다. 1월 미국 PCE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상승률(2.6%)보다 둔화됐고, 전문가 예측치인 2.4%가 그대로 나왔다. 이에 달러화도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번주 외환시장에는 중요한 이벤트들이 많다. 오는 8일 발표되는 2월 미국 비농업 고용은 전월대비 18만명 상승하며 1월 35만3000명의 절반 수준으로 위축될 전망이다. 전월 고용은 서비스업 고용 호조의 영향으로 2000년 이후 역대 1월 중 3번째로 높았다. 이는 기저 효과로 작용해 2월 고용 증가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용 지표가 다시 한 번 서프라이즈를 나타낸다면 달러 강세에 불을 지필 수 있다.
또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6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서 통화정책 관련 증언을 할 예정이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연준의장의 발언을 통해 정책 방향을 가늠하려는 움직임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월 소비자물가와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이후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연준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에서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대한 균형에 무게를 두는 스탠스를 보인 이후 1월 회의에서는 다소 매파적인 스탠스를 내비쳤다. 최근 물가의 둔화 추세는 유효하나 최근 속도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무게가 다시 인플레이션으로 옮겨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3~5일에는 중국 양회가 시작된다. 최근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권에서 머물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졌고, 지표 발표 이후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인하했다. 이에 양회에 대한 정책모멘텀 기대가 높아졌다.
중국 경제가 직면한 각종 악재에도 현재로선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의 목표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해외 경제분석기관들은 중국 경제를 둘러싼 위기를 근거로 4%대 중반의 경제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양회가 시진핑 3기에 따른 주요 인선 작업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부동산 경기 회복 등 내수 문제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여 부양 조치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양회에서 시장의 반향을 일으킬 만한 정책을 내놓는다면 위안화는 강세를 보이며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4연속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지난 회의에서 이사회는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최근 라가르드 ECB 총재의 1분기 임금 협상 결과가 금리 결정에 중요하다는 발언, 물가 목표치 수준을 지속할 확신이 필요하다는 발언 등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춘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환율은 1320~1340원대 박스권이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잔존한 연준의 긴축 장기화 경계에도 3월 중국 양회를 앞두고 제조업 경기 회복 기대 역시 공존한다”고 내다봤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3월에 중국 양회, 미국 FOMC 회의가 이번달 시장에 큰 이벤트가 될 것이고 환율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원화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크지 않아서 환율 상승은 제한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3월에도 환율은 크게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1300~1350원 레인지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