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파월, 7월 실적시즌 쏠린 눈…"이익 눈높이 주목"
by이은정 기자
2023.06.16 00:02:00
연준 ''매파적 동결''에 투심 찬물…2600선 위태
"금리 인상 7월 1차례 그칠 것…증시 영향 제한적"
시장 관심 통화정책→실적…2분기 이익 상향 업종
"운송·섬유의복·화학·IT 하드웨어 등 눈높이 올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피가 금리 불확실성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금리를 묶어뒀지만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다. 통화정책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업 이익 펀더멘털로 이동할 전망이다. 오는 7월 막을 여는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눈높이가 상향 흐름을 보이는 업종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54포인트(0.40%) 하락한 2608.54에 거래를 마치며 2600선 부근에 위태롭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투심이 얼어붙었다.
최윤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6월 금리 동결에도 점도표 상향에 금리 전망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며 “FOMC 직후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투심이 냉각되면서 대형주 대부분이 약세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연준은 연말 점도표를 기존 5.1%에서 5.6%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5.4%)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연내 두 차례(총 0.50%포인트) 추가 인상을 시사한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FOMC의 경제전망이 3개월 전에 비해 개선되면서, 특히 핵심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것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0.25%포인트 인상에 그칠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 흐름을 감안하면 7월 추가 긴축 가능성은 높지만, 이후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실제 인상폭은 1회에 그치고 마지막 한 발의 실탄은 공포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매파적 FOMC에도 달러화는 되려 약세를 보였고, 증시에서도 성장주 중심의 매수 우위가 이어지면서 중립적이었다”며 “인플레이션 안정화에 기반한 금리 동결을 이어가면 통화정책 스트레스가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증시에선 이번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동결’에 따라 주가지수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업종·종목별 이익 펀더멘털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음 달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이익 전망치가 견조한 종목·업종들이 주목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통화정책에 크게 기대할 게 없어지면서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매출·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업종들에 대한 선호가 강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상사·자본재, 운송, 화장품·의류, 에너지,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기계 등이 해당된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73곳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0조7055억원이다. 전년 동기(51조3755억원) 대비 20조원 이상 줄어든 수준으로 1개월 전 전망치(29조8276억원) 대비 눈높이는 2.94% 상향 조정됐다.
코스피 업종별로 분류해 집계해보면 △섬유 및 의복(8곳) 1.80% △화학(11곳) 0.86% △자동차부품(8곳) 0.78% △항공운수(3곳) 0.67% △전자 장비 및 기기(8곳) 0.51% 순으로 1개월 이익 상향 폭이 높았다. 종목별로는 제주항공(089590)(변동률 36.3%), 농심(004370)(29.0%), 에스엘(005850)(23.7%), 롯데관광개발(032350)(17.8%), 한세실업(105630)(15.5%), LS(006260)(14.9%), 두산밥캣(241560)(13.9%), 영원무역(111770)(13.6%) 순이다.
이승훈 연구원은 “현재까지 진행한 통화긴축에도 침체가 발생할 개연성이 크지 않다”며 “현재 일부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 업종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위험선호가 후퇴할 공산 역시 낮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향후 나올 경제지표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 연구원은 “향후 일정상 8월 말 잭슨홀과 9월 FOMC가 중요 이벤트가 될 수 있겠다”며 “연준의 최종금리가 높아지고 인하 시점이 지연될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