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 전문가 70% "시장 회복 가로막는 K-ETA(사전여행허가제) 폐지하거나 보완해야"

by이선우 기자
2022.10.27 00:00:00

이데일리 ''마이스 시장 전망'' 설문조사
외국인 입국심사·관리 역효과 낳아
문턱 높여 관광 경쟁력만 떨어뜨려
시장회복 코로나 이전 50% 못 미쳐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 중인 ‘사전여행 허가제(K-ETA)’를 시장의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데일리가 26일 전국 컨벤션뷰로(CVB)와 업계, 학계 등 마이스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 전망 설문에서다. 전문가 10명 중 7명은 K-ETA를 전면 폐지하거나 대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전문가들은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신속한 입국심사를 위한 K-ETA가 오히려 역효과만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로명 주소 등 입력이 까다롭고 언어도 영어와 중국어(간체)만 지원하는 데다 승인이 거절된 이유도 알 수 없어 입국 문턱만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벌인 여행 업계도 “K-ETA가 한국관광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전면 폐지를 촉구했다.

지역 CVB 관계자는 “입국자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미국의 전자여행 허가제(ESTA)와 달리 K-ETA는 입국 적격 여부를 판단해 비자 심사와 다름없다”며 “심지어 정부 고위 관계자도 불허 판정을 받아 재신청하고 기업 단체는 직원 중 일부가 불허 판정을 받으면서 행선지를 일본으로 바꾼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설문 결과 마이스 시장의 회복 정도를 묻는 질문에 전문가의 90%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50% 이하’라고 답했다. 올 연말까지 70~80% 수준을 예상한 국제전시협회(UFI), 국제컨벤션협회(ICCA) 전망보다 낮은 수치다. 최근 급증한 특급호텔과 컨벤션센터 회의시설 수요는 국내행사 증가로 인한 착시현상으로 외국인이 직접 참가하는 국제행사는 이전의 30~40%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응답자의 70%는 시장이 완전 회복되는 시점을 2024년 하반기로 예상했다.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적인 종식 선언과 함께 줄어든 항공노선이 복구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전보다 2~3배 넘게 치솟은 항공료가 정상화된 이후부터 시장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외교·통상 갈등 등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도 마이스 시장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이상열 고양CVB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협회와 단체들이 재정상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대형 국제행사 개최와 같은 대외 활동이 단기간 내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방 도시의 마이스 서비스 공급망 복구도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식음료, 수송, 통역 등 서비스 업체 상당수가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해 공급망이 완전 무너졌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3년 새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지방 도시를 운행하는 버스편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진 강원도관광재단 마이스뷰로팀장은 “당장 국제행사나 단체를 유치해도 지역에서 서비스를 공급할 업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앤데믹 시장 선점도 중요하지만 무너진 서비스 공급망 등 산업 생태계 복원도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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