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단체 "'보헤미안 랩소디' 키스신 삭제 인권위 진정"

by이재길 기자
2021.02.20 00:01:00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성소수자단체는 SBS가 설 특선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동성 키스 장면을 편집한 것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19일 “동성 간 키스신을 모자이크 처리한 것은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동성애는 부적절하다고 말한 것과 다름이 없는 차별행위”라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SBS가 향후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제작·편집·방영 등을 하는 데 성소수자 차별이 이뤄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내려달라고 인권위 측에 요청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SBS의 이번 행위가 방송통신심의의 관한 규정 중 ‘공정성’과 ‘사회통합’ 등 항목 위반에 해당한다며 심의를 요구했다.



단체는 앞서 낸 논평에서도 “동성 간 키스 장면 편집 방영은 명백한 차별이자 검열”이라면서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로서의 삶을 담은 전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 또는 모자이크 처리한 건 SBS가 고인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 모두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앞서 SBS는 지난 13일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프레디 머큐리와 동성 연인 짐 허튼의 키스신을 삭제했다. 또 배경 속 남성 보조출연자들의 키스신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이 사실은 미국의 성소수자 매거진 ‘아웃’(Out)이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퀸의 객원 보컬인 아담 램버트는 해당 기사가 게시된 SNS에 댓글을 달아 “그 키스신에 노골적이거나 외설적인 점은 전혀 없다. 이중잣대는 정말로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은 그러면서도 퀸의 노래를 주저 없이 틀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인 램버트는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수년간 퀸의 투어에 객원 보컬로 참여해왔다. 지난해 초에는 원년 멤버 로저 테일러, 브라이언 메이와 함께 내한해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을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