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GO를 찾아서]MZ세대가 열광한 '희귀템' 맛집

by김민정 기자
2021.01.02 00:05:01

편의점 이색 마케팅, 타 기업과 협업 메뉴 출시
곰표 연계 상품만 10여 종..팝콘부터 핸드림까지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2020년 상품 판매 및 출시 경향은 ‘뉴트로 크로스오버’(Newtro & crossover)라고 정의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레트로(복고) 감성을 입혀 추억과 재미를 더한 상품들이 편의점 최대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유통업계가 이색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유통기업이 다른 업종의 기업과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통해 독특한 굿즈(상품)들을 많이 선보인 한 해이기도 하다.

뉴트로는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재해석해 즐기는 트렌드를 뜻하는 신조어다. 1980~1990년대 감성에 대한 관심 높은 밀레니얼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의 추억을 소환해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불을 붙이려는 행보다.

곰표 팝콘과 밀맥주 (사진=CU)
이른바 ‘추억 마케팅’을 위기 돌파의 카드로 꺼내 든 것이다.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소소한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와 상품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관점에서 오프라인 쇼핑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마케팅 실험들이 업계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출시한 이색 상품들 중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제품을 꼽자면 바로 ‘곰표 시리즈’다.

곰표 맥주는 밀가루 회사 대한제분의 브랜드 곰표를 활용해 만든 상품이다. 대한제분의 곰표는 1952년 태어났다.

출시된 지 68년 만에 곰표는 CU와 함께 곰표 팝콘을 시작으로 나쵸, 밀맥주, 빼빼로기획세트, 주방세제 등 10여 가지 컬래버 상품들을 출시했다.

곰표 밀맥주보다 1년 먼저 출시됐던 곰표 팝콘은 맥주가 출시된 지난해 6월부터 매출이 역주행했으며, 가장 최근 선보인 상품인 곰표 민트젤리는 기존 곰표 컬래버 상품들의 인지도에 힘입어 등장과 동시에 젤리 카테고리 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CU 곰표 핸드크림(사진=BGF 리테일 제공)
여기에 그치지 않고 CU는 곰표와 화장품까지 영역을 넓혔다. 곰표 밀가루 쿠션팩트는 진짜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가 함유돼 시간이 지나도 피부가 어두워지는 다크닝 현상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천연 화장품 스와니코코와 손잡고 내놓은 상품인 만큼 순한 성분을 사용한 것은 물론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차단 기능도 모두 인증받았다.

곰표 밀가루 클렌징폼 역시 밀가루가 1000ppm 함유돼 모공의 노폐물과 피지 흡착 기능이 뛰어나다. 곰표 밀가루 핸드크림은 밀가루 추출물, 시어버터, 망고씨버터 등을 넣어 미백 기능성을 인증받았다.

그렇다면 CU가 계속해서 영역을 넓히는 이유는 뭘까.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협업을 확대하는 건 연계 상품이 많아질수록 동일 시리즈에 속하는 상품들의 수요가 덩달아 늘어나는 연쇄효과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U 말표흑맥주(사진=BGF리테일)
CU가 지난해 출시한 컬래버 상품은 무려 400여 개에 달한다. 컬래버 상품들의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배 이상 신장했다.

CU 관계자는 “내년에도 상상하지 못한 기발하고 재미있는 컬래버로 고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상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출성장은 단순히 이 때문은 아니다. CU뿐만 아니라 편의점은 특수 상권인 학교, 오피스, 관광지 등 점포의 부진을 제외하면 일반 매장의 방문은 오히려 늘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기피하면서도 생필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람이 많은 곳을 꺼리면서 집 앞 편의점을 마트 대신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특수 점포의 경우 매출 감소폭이 컸지만 대체적으로 다른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비해서는 타격을 덜 입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용기면, 소용량 음료 등 즉석 취식 상품이 판매되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식재료와 조미료, 대용량 음료 등을 구매하는 근거리 쇼핑 사이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업체들은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근거리 쇼핑과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 주류, HMR(가정간편식) 등 상품을 확대하고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