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가격 5개월째 상승세…치즈 등 유제품값 ‘껑충’

by김형욱 기자
2019.06.11 00:08:33

5월 FAO지수 172.4p…전월비 1.2%↑
유제품 5.2%↑…곡물·육류도 상승세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 추이.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세계식량가격이 5개월 연속 상승했다. 호주 우유 생산 감소 여파로 치즈를 비롯한 전 세계 유제품 가격이 최근 5년 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72.4포인트(p)로 전월(170.3p)보다 1.2% 올랐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다. 지난해 12월 161.5p에서 올 1월 163.9p, 2월 167.0p, 3월 167.7p, 4월 170.3p, 5월 172.4p였다. 지난해 5월(175.8p)보다는 여전히 2.0%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그해 6월 이후로는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FAO 식량가격지수는 23개 품목에 대한 73개 국제가격동향을 조사해 5개(유제품·곡물·설탕·유지류·육류) 품목군별 국제가격 추이를 살펴보는 지수다. 1990년 이후 매월 발표하고 있다. 현재는 2002~2004년 평균을 기준(100p)으로 수치화한다. 즉 지난달 가격이 당시보다는 72.4% 높다는 것이다.

5개 품목별로는 유제품이 큰 폭 올랐고 곡물, 육류도 상승했다. 유지류·설탕은 내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 5대 품목별 지수 최근 1년 추이.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올 초 국제 식량가격 상승 흐름을 이끌고 있는 품목은 유제품이다. 226.1p로 전월보다 5.2% 올랐다. 연초와 비교해서는 24.2% 오르며 5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호주 등 오세아니아 지역의 가뭄으로 우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치즈 등 주요 유제품 가격이 큰 폭 올랐다.



곡물 역시 162.3p로 전월보다 1.4% 올랐다. 미국 옥수수 생산량 감소 전망으로 옥수수 가격이 큰 폭 오른 영향이다. 쌀 가격은 안정 흐름을 유지하고 밀 가격은 오히려 내렸다.

육류도 170.2p로 0.3%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등 아시아권 돼지 농가에 큰 타격을 주며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다. 양고기 가격 역시 수요 증가로 올랐으나 가금육은 안정세, 소고기는 하락했다.

유지류는 127.4p로 전월보다 1.1% 내렸다. 대두유, 해바라기유, 유채씨유는 소폭 올랐으나 팜유 가격이 큰 폭 내리며 전체 유지류 가격도 내렸다. 설탕은 176.0p로 3.2% 내렸다. 최대 생산국인 인도 생산량 증가 영향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까지 약세를 보이며 남미 등에서 에탄올 연료로 만들던 사탕수수도 설탕을 가공하는 데 쓰였다.

한편 FAO는 2019~2020년 수확철 세계 곡물 생산량이 26억8470만t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쌀은 5억1670만t으로 비슷하고 잡곡(13억9850만t)은 0.5% 하락, 밀(7억6950만t)은 5.3% 증가 전망이다.

곡물 소비량은 1.0% 늘어난 27억680만t으로 생산량 전망치를 소폭 웃돌 전망이다. 수확기 이후 곡물 재고량 전망은 3.0% 줄어든 8억2930만t이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세계 곡물 생산(production), 소비(utilization), 재고(stocks) 추이(2019~2020년은 5월 기준 전망치). 농림축산식품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