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게 비지떡’ 체면 구긴 고가주

by김인경 기자
2014.07.14 06:00:00

코스피 10만원 이상 株 4%대 수익률..‘최하’
“절대 가격보다는 밸류에이션 보고 투자해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야기도 옛말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0만원 이상의 고가주는 동전주만 못한 성적을 보이며 체면을 구겼다.

13일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말부터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772개사와 코스닥에 상장된 998개사의 주가등락을 분석한 결과, 유가증권시장에서 10만원 이상에 거래된 75개 종목의 수익률은 4.3%에 그쳤다.

반면 5000원에서 1만원 이상에서 거래되는 종목(117개)들의 성과는 25.7%에 달했다.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에서 거래된 75개 종목은 올 들어 11.2% 올랐고 3만원에서 5만원 사이에 거래된 70개 종목 역시 11.3% 상승했다.

또 1만원에서 3만원 미만에 주가가 형성된 172개사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7%였다.

연초 이후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가 부각되는 등 대형주의 실적 저하가 나타나며 이들의 주가도 꽁꽁 묶인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원 환율이 1010원선 하단까지 밀리며 대형 수출주의 수익성도 악화된다는 우려 역시 주가의 힘을 뺐다.



반면 수출보다 내수 비중이 큰 중소형주가 대안으로 부각되며 저가주가 오히려 상승했다는 평가다.

종목별로 살펴봐도 비교적 저렴한 종목의 오름세가 거셌다.

지난해 말 1820원에 거래됐던 국동(005320)은 현재 9980원 수준으로 뛰어오르며 448.3%의 상승세를 보였다. 금강공업(014280)과 STX(011810), 효성(004800), 현대리바트(079430) 등의 저가주도 연초 이후 두 배 이상 가격이 뛴 종목이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가격대와 상관없이 고른 상승률을 보였다. 3만원 이상에서 거래되는 58개 종목이 연초 이후 14.1%의 수익률을 보이는 가운데 1000원 미만에 거래된 종목 78개 역시 16.4%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499.99로 마감했던 코스닥 시장이 현재 560선을 넘보는 만큼, 가격과 상관없이 대다수의 종목에서 강세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 측은 “가격이 저렴하다 해도 밸류에이션이 높은 업종이 있고 가격이 비싸다 해도 기업 가치보다 저렴한 종목이 있다”며 “가격 자체보다는 기업의 재무상황, 실적, 전망 등을 살펴본 후 투자에 나서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