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소형차의 자부심 `프라이드` 이유있는 당당함
by원정희 기자
2011.12.30 07:50:26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30일자 3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사람들은 무언가를 살 때 혹은 무언가를 먹을 때 항상 기대 이상의 가치를 원한다.
차도 마찬가지일 터. 소형차이지만 딱 소형차 만큼의 가치가 아닌 준중형급 이상의 가치를 원하는게 한결같은 소비자들의 속마음이다.
기아차(000270)의 신형 프라이드는 분명 소형차이지만 소형차를 넘어서는 준중형 혹은 중형급의 성능과 사양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신형 프라이드는 기아차의 K시리즈인 K5, K7과 같이 K2라는 이름으로 출시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존 이름 `프라이드`를 유지했다. 지난 1987년 출시 이후 줄곧 써왔던 프라이드라는 브랜드가 이번에도 해 낼 것이라는 기아차의 자신감이었다.
프라이드는 이름만 그대로일뿐 엔진부터 디자인까지 완전히 새로운 차로 재탄생했다. 실내공간은 준중형 못지 않게 넉넉했다. 기존 모델보다 휠베이스(축거)를 70mm 늘렸고, 전장은 115mm, 전폭은 25mm 늘린 덕분이다. 전고는 15mm 낮아져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아봤다. 추운 겨울 날씨, 차 안에 채 온기가 돌기 전 핸들의 따스함이 먼저 손끝으로 전해져오며 추위를 녹였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열선 스티어링 휠 덕분이다.
운전자가 설정한 주행속도를 자동으로 유지시켜주는 크루즈 컨트롤도 소형차급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VSM),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경사로 밀림방지장치 등도 소형급에서 보기 힘든 중형급 수준의 사양이다.
핸들링이 가벼워 여성운전자들도 부담없이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양재동까지 가속페달을 밟아봤다. 시속 100km까지 부드럽게 속도를 높였다. 응답성이 다소 떨어지는 점은 감수해야 하지만 소형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고속에서 가속페달을 더 꾹 밟으면 다소 힘겨운 듯한 엔진음을 내며 속도가 올라가지만 속도가 높아진 이후엔 이내 안정감을 찾아간다.
1.6 GDI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40마력(ps), 최대토크 17.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도 16.7km/ℓ이고, 정차 중 엔진을 정지시키고 출발 때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는 고급형 ISG 시스템을 적용한 `에코 플러스` 모델은 17.7km/ℓ의 경제성을 실현했다. 주로 출퇴근 길에 시내 주행을 많이 했던 점에 비춰 실연비 11km/ℓ도 나쁘지 않았다.
가격은 1.6 GDi 럭셔리 모델 1498만원, 1.6 GDi 프레스티지 모델 1595만원으로 전 모델보다 최고 200만원이 올랐다. 각종 사양들이 추가되면서 준중형급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올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