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향인 호남에서 지점장까지 오를꺼예요"
by신혜리 기자
2011.12.02 09:00:00
지방대 출신 산업은행 신입행원 최민준씨 인터뷰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 산업은행 대졸 신입행원 합격자 발표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예비소집일을 하루 앞둔 최민준(29·) 씨는 사진을 찍고, 신체검사를 받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합격의 기쁨과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그는 전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40대1이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남들이 ‘신의 직장’이라며 부러워하는 산업은행에 당당히 입사했다.
그는 산은 문턱을 넘어서기까지 대학 졸업후 2년간 색다른 경험을 했다.
“졸업 후 대기업과 공기업에 모두 지원해봤지만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서류와 면접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습니다. 할 수 없이 지난 2년간 고향 익산의 한 레스토랑에서 지배인으로 일하며 꾸준히 경제공부를 해왔지요”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언론 보도를 통해 올해 산은이 지방대 출신을 대거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기회를 꼭 잡아 꿈을 이루겠다고 결심했다.
“여의도에 처음 면접 보러 왔을때 산업은행 건물을 바라보니 높게만 보여서 많이 떨렸어요. 경영학을 전공해 예전부터 산업은행에서 일하고는 싶었지만 지방대 출신이라 감히 도전할 용기가 없었거든요.”
최 씨는 레스토랑에서 지배인으로 2년간 일한 덕분에 나름대로 고객관리 노하우를 터득했고, 이 같은 경험이 면접 과정에서 큰 강점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선 인정받지 못했던 지배인 경험이 산업은행 면접에선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지난 2년간 터득한 경험을 살려 고객관리에 더욱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지요”
최 씨는 이번 입사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스포츠 활동` 면접을 꼽았다.
“1차 실무면접때 지원자들과 함께 팀을 나눠 큰 공기공으로 배구를 하고, 응원활동 미션도 수행했어요. 평소 조용했던 제가 응원단장을 맡아 주도적으로 나섰더니 면접관들이 술먹고 왔느냐면서 놀라시더라구요.”
최 씨는 독서광이다. 그 동안 읽은 경제관련 도서만 100권이 넘는다고 한다. 대학시절부터 경제와 관련된 책은 잡히 대로 모두 읽었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 읽은 `화폐전쟁` 시리즈는 이번 산은 필기시험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후배들에겐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용기를 잃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막상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지원하면 대부분 지방대 졸업생은 학점이 좋아도 서류전형에서 떨어집니다. 다만 지역할당제로 지방대 학생들을 우대하는 전형도 있는 만큼 평소에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의 꿈은 다소 소박했지만 고향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호남에서 지점장까지 오르는 게 제 목표예요. 호남지역의 발전을 위해 유망한 중소기업을 찾아 지원을 해주고 싶어요. 호남지역의 특성을 살린 수익모델도 새롭게 만들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