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자영 기자
2011.11.22 08:40:00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푼돈도 모이면 돈이 되긴 되나보다. 조 단위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는 대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을 찾다 동네 집앞까지 파고든 것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GS와 홈플러스 등이 모두 동네 집앞에나 있을 법한 규모의 미니점포들을 앞다퉈 내며 동네슈퍼들과 큰 싸움이 벌어진 지 오래됐고 동네 떡볶이집도 대기업이 진출해 상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동네점포들의 강경한 항의가 빗발치고 여론의 뭇매를 맞자 대기업의 이런 행태는 줄어드는 듯도 보였다. 삼성이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업체(MRO)인 아이마켓코리아에서 손을 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이같은 기류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당장의 먹을거리가 떨어지면 자잘한 먹거리에도 손이 슬금슬금 가는 모양이다. 지난 18일 대교(019680)는 공부방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부방은 말그대로 지방 동네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정주부 등이 소일거리 삼아 하는 영업 형태다. 적은 교습비로 학교 교과 진도를 따라가는 식이다.
대교는 이 공부방을 상대로 가맹점 계약을 맺고 교재와 초기 운영 물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개설 사업자에게는 가맹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수익을 공부방과 대교가 나눠가져야 한다.
대교측은 수익금 분배 비율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교 학습지 교사의 수익배분도 교사측이 더 많은 만큼 회사측이 가져가는 금액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 대교 입장에서도 새로운 먹거리에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대교와 웅진씽크빅 등이 꽉 잡고 있는 유아·초등 학습지 시장은 수년간 정체를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학습지를 볼 아이들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고 다양한 교육 시장 형성으로 단순한 학습지 시장은 점점 외면을 받고 있다.
차세대 학습 시스템으로 스마트러닝에 집중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당분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앞으로도 몇년간은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잘 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니 이런 푼돈에라도 기웃거려 야무지게 벌어보자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산업의 질을 한단계 끌어올려야 할 의무가 있는 기업이라면 보다 좀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교육업계에서 대교 정도의 기업이라면 말이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