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숙현 기자
2011.05.13 06:10:00
기준금리 인상 전망 우세 속 동결 전망도
여전히 높은 고물가 VS 가계부채·불확실한 세계경제
[이데일리 이숙현 기자] 베이비스텝에 맞춰 금리를 올릴 것인가? 동결할 것인가?
기준금리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늘(13일) 열린다. 현재 연 3% 수준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동결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씩 건너 뛰어 금리를 인상하는 이른바 `징검다리 인상`이 이번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월 들어 다소 낮아졌지만 올 들어 4개월 연속 4%대를 유지하는 물가상승률이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은의 물가 목표치 상한선은 4%다.
특히 근원물가(석유류 및 농산물을 제외한 물가)가 계속 오름세라는 점이 중요 포인트다. 근원인플레이션은 유가나 농산물 등 가격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경기회복세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압력의 정도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한은이 지난 4월 중순 발표한 `2011년 경제전망 수정치`에 따르면 근원인플레이션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3.1%, 3.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여러 차례 발언을 통해 하반기 중 소비자 물가와 근원물가의 역전현상을 언급한 바 있다.
물론 최근 국제 유가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는 등 공급측면에서는 물가 압력이 낮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인가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더디기는 하지만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해 볼 때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물가 하락을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다.
이와 관련, 지난 11일 이데일리가 국내 경제·채권 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14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금리 동결을 점친 전문가는 3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결을 점치는 시각도 많다.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는 가계부채가 이유로 꼽힌다. 한은은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가계부채 잔액이 937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거래가 점차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 안팎의 설명이다.
비은행권으로부터 일반인들의 신용대출도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부동산 경기 위축과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달 금리동결을 점쳤다.
미국의 부진한 경제 성적표와 남유럽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재정문제 재부각, 중국의 긴축움직임 등이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을 던져주고 있다는 설명도 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