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6월 협상개시..MB임기내 타결 목표

by문영재 기자
2011.04.28 18:00:00

靑 "협상개시 선언 어렵지 않다"
中, 한·중FTA 체결에 적극 구애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이르면 오는 6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개시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말까지 협상을 타결 짓는다는 목표다. 이는 한·중 양국이 2007년 3월부터 FTA체결을 위한 산·관·학 공동연구를 벌인지 4년 만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8일 "한·중FTA는 그동안 연구가 많이 돼 협상개시가 어렵지 않다"며 "중국측이 강하게 원하고 있고 우리도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6월중 협상개시 선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중 한·중 정상회담에서 협상 개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 양국은 지난 2007년 3월부터 FTA 체결을 위한 산·관·학 공동연구를 벌였고 지난해 5월 공동연구를 마친 상태다. 실무 차원에서는 양측 쟁점 사안에 대해 이미 파악을 끝낸 셈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농업 등 민감한 분야 처리방안에 대해 협의가 더 필요하다며 협상개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중국이 먼저 한·중FTA 조기타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새로운 이슈로 부각됐다. 오히려 한국이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제시해야하는 시점이다.

특히 최근 김황식 총리의 방중 때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직접 나서 FTA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한국과의 FTA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원 총리는 한·중 FTA에 대해 "협상개시를 먼저 선언한 뒤, 개별 문제는 협상과정에서 논의하자"고 김 총리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자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FTA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미 중국은 수출의 25%, 전체 교역의 21%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FTA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민감한 농산물 분야 개방도 있지만 국내 산업계가 관세철폐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적다는 것도 한 몫했다. 국내기업의 대중 수출물량 중 54%정도는 부품을 중국으로 수출한 뒤 현지에서 완제품을 제조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가공무역 형태다.

가공무역을 통한 중국의 실질관세는 2.7%로 한국(6.1%)의 절반 이하. FTA 체결에 따른 대중 수출보다 중국의 대한국 수출이 더 크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가공무역 제한조치 등에 따라 가공무역 수출비중이 2005년 54.7%에서 지난해 46.9%로 낮아지는 반면 중국 내부적으로 산업고도화 정책을 펴면서 향후 한·중FTA 효과가 커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내 완성품 수출 관련한 높은 관세가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한·중FTA 의의와 주요 쟁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의 무역 규모가 크고 한국이 제조 강국이라는 점에서 한·중FTA는 무역의 실질적 확대를 낳을 것"이라며 "FTA를 통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이상 추가로 성장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한·중FTA 체결로 한국의 GDP가 2.52~2.89%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와 섬유, 석유화학 등 제조업의 수출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농업분 야 수입은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한·중 FTA는 경제 분야 이외에 안보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중국과 협상이 시작되고 FTA가 이뤄지면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중국이 남북한 사이에서 남한의 입장을 더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한편 지난해말 현재 한국의 FTA 발효 건수는 칠레, 아세안 등 5건에 불과하다. 협상을 타결지은 건은 고작 3건이다. 발효된 5건도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5% 정도에 그친다. 다만 한국은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인 유럽연합(EU)과 세계 단일국 최대 시장인 미국과 FTA를 타결지은 유일한 나라여서 발효 땐 일거에 열세를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