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본드피플]정유식 AIA생명 상무 "장기채 수요 지속"②
by신상건 기자
2010.11.30 11:50:05
"장기채 수요 지속될 듯"..낮은 수익률 보험사에 부담
외국계, 스트립채권 인기..회사채에도 관심 높아져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29일 14시 2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내년 4월 위험기준 자기자본(RBC)제도 도입 등으로 보험사 각 사별 자산운용 능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장기금리 자체가 현저히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 보험사들도 회사채·스트립채권 등 다양한 대체 수단을 찾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식 AIA생명 일반계정 투자총괄 상무는 "보험사에 장기채는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이와 함께 회사채 시장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기채의 낮은 수익률을 감수하면서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에는 보험사들의 부담이 커 좀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우량회사채가 대체수단으로 유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정 상무는 우량회사채 장기물시장과 유통시장 활성화를 통해 우리나라 채권 시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식 상무가 생각하는 내년 채권시장 전망과 보완해야 될 부분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내년 4월 RBC제도 도입을 앞두고 있는데 이에 대한 AIA생명의 대응책은 어떻게 되나.
▲우리는 ALM 원칙에 입각해 새로운 RBC 제도를 위해 지속적으로 장기채와 우량채권 투자를 늘려왔다. 지금까지도 계속 금감원 권고수준을 상회하는 RBC비율을 유지해 왔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장기채나 우량채권은 모두 보험사 자산운용에 있어서 필수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장기물 국고채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데 의견은.
▲장기채 투자가 기본전제임은 분명하지만 장기금리 자체가 현저히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 무작정 투자를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보험사로서 당연히 장기채 매입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낮은 수익률을 감수하면서 투자비중을 확대하기엔 부담이 있다는 뜻이다.
-보험사들이 장기채를 사기에 녹록치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앞서 말한 연장선상에서 답변할 수 있겠다. 보험사에 장기채는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장기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회사채에 대한 관심도 동시에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낮은 수익률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체 유가증권 중 해외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
▲우리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해외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외화연금과 같이 부채매칭이 필요한 부분에서만 해외채권을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칭되지 않는 해외투자는 가급적 지양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리스크 감수는 하지 않는 것이 AIA 자산운용 기본방침이다.
-가장 많이 투자하는 지역은 어디며 투자수익률은 얼마나 되나.
▲해외물은 특정 지역별로 분류하기엔 좀 어렵지만 주로 미화표시증권에 투자하고 있다. 회사 내부정책상 투자수익률을 구체적인 수치로 밝히긴 어려우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스트립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고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추세에서 충분히 고려할 만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은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최근 외국인 채권 과세와 은행부담금 등 자본유출입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나.
▲앞서 말했듯이 최근 해외 주요시장에서 유동성 확대 움직임이 보이면서 늘어난 유동성이 국내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에 대해 우려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 유동성 규제 움직임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좋고 나쁘다 여부를 떠나 실감할 수 있는 수준의 변화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하고 있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현재 기조를 봤을 때 내년에도 2~3차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한다.
-채권시장이 많은 발전을 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나.
▲단기채를 통한 펀딩을 선호하는 국내기업들의 성향 때문인지 우량회사채 장기물시장이 덜 활성화돼 있는 것 같다. 물론 발행기관 입장에서는 당장 발생하는 펀딩비용이 낮기 때문에 단기채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엔 쉽지 않겠지만 장기채 수요가 높은 보험사로선 다소 아쉽다.
또한 유통시장 (secondary market)도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슈는 아시아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한국의 채권시장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통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은 발행시장에서 매입해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유통시장이 작다 보니 가지고 있는 채권을 내놓기를 더욱 꺼려하고 이러한 현상이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