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영효 기자
2009.09.16 07:06:00
10년차 행원 158만~690만원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시중은행들이 기존직원 급여축소 방안을 속속 확정하면서 은행간 표정도 엇갈리고 있다.
급여축소폭은 대부분 5% 수준으로 비슷비슷하지만 전체 연봉에서 통상급여(월급)가 차지하는 비중, 축소방식 등에 따라 월급봉투가 얇아지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직원들이 반납하게 되는 5%는 전체 연봉(월급+상여금 성과급 등)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월급(기준급여+시간외수당 등)이 대상. A, B은행 10년차 행원의 연봉이 5000만원으로 같더라도 A은행의 1년치 월급이 3000만원, B은행의 1년치가 2500만원이라면 A은행원의 경우 150만원이, B은행원은 125만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을 따져볼 때 15일 현재 가장 `행복한` 은행원은 하나은행 직원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상반기 연차를 50% 이상 의무사용해 연차수당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10년차 행원(차장 과장급)이 연차 10일을 사용했을 때 줄어드는 연차수당은 158만원. 전체 연봉의 2.5% 수준이다.
월급봉투는 얇아졌지만 `집에 가서 빈대떡을 부쳐먹을 여유`가 생겼다는 데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실제 하나은행원들은 올해 `입사 이래 최장기간`의 휴가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연봉 축소폭이 정부가 원하는 5%에 못미치기 때문에 추가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연차 10일을 의무사용하고 사원복지연금 가운데 사측지원금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사원복지연금은 직원 월급의 일부와 사측지원금을 합쳐서 매월 납부하는 일종의 개인연금. 급여의 11%에 달하는 사측 지원금을 반으로 줄여 5% 이상의 급여감소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당장 월급이 줄지는 않지만 미래에 받을 돈이 준다는 점에서 `조삼모사형` 축소안이라고 할 수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0년차 행원의 경우 약 470만원이 준다. 연차수당 감소분까지 합치면 올해 줄어드는 액수는 약 690만원으로 연봉의 10%에 달한다.
최근 월급여의 5%를 반납하기로 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당장 이달부터 월급봉투가 가벼워진다.
우리은행은 월급과 연차수당을 합쳐 연봉의 7%인 489만원이 줄며 국민은행은 5.9%인 500여 만원이 감소한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올해 남은 9~12월 월급만 5% 줄여 지급하기로 하고, 연차도 영업공백을 우려해 5일만 사용하기로 해 실제 감소액은 크지 않다.
국민은행의 경우 실제 줄어드는 액수가 186만원으로 전체 연봉의 2.2%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