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솔루션, 뼈 구멍 안내는 '유일' 무릎치료제 효능입증...매출2배 자신

by석지헌 기자
2025.03.14 09:35:01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바이오솔루션(086820)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라이프’가 국내 임상 3상에서 ‘미세천공술’을 동반하지 않고도 시술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해 주목된다. 미세천공술은 대부분 무릎 치료제 시술 시 동반되는데, 형성되는 연골의 질과 치료 지속성이 낮다고 알려진다. 미세천공술 없이 무릎 연골 재생 효과를 입증한 건 국내에서 바이오솔루션이 유일하다.

이정선 바이오솔루션 대표.(제공= 바이오솔루션)
12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솔루션은 최근 무릎 연골 재생 세포 치료제 ‘카티라이프’의 한국 임상시험 3상에 대한 최종결과보고서(CSR)를 수령했다. 시술 후 약 2년(96주) 간 장기추적 한 데이터다. 카티라이프는 4세대 자가연골세포치료제다. 이미 손상된 무릎 연골이 아닌, 건강한 늑연골 세포 조직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앞선 1~3세대 자가연골 세포치료제와 구분된다.

1차 평가지표는 연골조직의 구조적 재생 정도를 나타내는 ‘MOCART’ 점수였는데, 대조군 대비 11점 이상 개선됐다. P값은 0.0131로, 기준값인 0.05보다 낮아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했다. 카티라이프는 앞서 지난 2019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연구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후 전국 19개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이번 임상 3상 세부 데이터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카티라이프가 유일하게 수술 시 미세천공술을 실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임상적으로 입증했다는 것이다.

미세천공이란 연골 손상 부위에 작은 구멍(미세천공)을 내어 뼈에서 출혈을 유도하고, 그 안에 포함된 골수 세포가 연골 재생을 촉진하는 방식을 말한다. 의료 현장에서 연골 재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시술이다. 연골이 벗겨져 나간 부위에 구멍을 여러 개 뚫어 피가 나오면 피 속에 포함된 줄기세포가 연골을 재생하게 하는 원리다.

피부 절개 없이 관절경만으로 수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손상 부위가 클 경우 효과가 줄어들 수 있고 재생된 연골은 원래 연골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시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메디포스트(078160)의 ‘카티스템’과 엘앤씨바이오(290650) ‘메가카티’ 시술 시 모두 미세천공술이 동반된다.

카티라이프만 미세천공술 없이 시술이 가능한 이유는 차별화된 배양 기술 때문이다. 늑연골을 원래 무릎 연골 조직인 ‘초자연골’로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곳은 국내에서 바이오솔루션이 유일하다.



바이오솔루션 관계자는 “늑연골을 채취해 증식, 배양해서 무릎에 잘 붙을 수 있는 구슬 모양으로 만들어 내는 기술”이라며 “무릎이 기억하는 연골을 그대로 넣어주기 때문에 융화가 잘 된다. 이 기술을 쓰지 않는 다른 치료제는 미세천공술을 동반해서 인위적으로 연골을 만들어낼 줄기세포를 포함하는 골수를 채워준다”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미세천공술이나 미세천공술을 활용한 연골 재생술은 원래 무릎 연골 조직인 초자연골이 아니라, 허리디스크 연골인 ‘섬유연골’이 주로 재생된다. 실제 임상시험에서 미세천공술의 48주 MOCART 점수가 46점에서 96주 36점으로 하락한 원인 역시 연골의 재생 조직이 초자연골이 아닌 비균질한 섬유연골로 재생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MOCART 점수는 MRI를 이용해 연골 재생 상태를 9가지로(결손부위 채워짐 정도, 주변조직과 연결성, 재생조직 표면, 구조, 신호강도, 연골하골 상태, 활막염 등) 평가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세천공술로 재생된 연골은 근본적으로 건강한 연골이 아니기 때문에 2~3년 가량 지나면 다시 무릎이 약해진다. 회복 기간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미세천공술은 기본적으로 뼈에 구멍을 내는 시술이기 때문에 시술하고 3일 후 퇴원, 6~8주 가량 목발을 사용해야 한다. 완전한 회복까지는 통상 6~12개월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바이오솔루션에 따르면 미세천공술을 하지 않는 카티라이프는 완전한 회복까지 6개월이면 충분하며, 이는 미세천공술 대비 절반 수준이다.

환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연골 재생과 지속성’ 측면에서도 카티라이프가 우월성을 입증했다. 시술 후 48주가 지났을 때는 MOCART 시험군과 대조군의 점수차가 9점이었는데, 96주차 때는 11점까지 벌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카티라이프를 시술한 연골의 채워짐이나 재생이 미세천공술보다 더 잘 됐다는 것이다.

바이오솔루션은 이번 국내 임상 3상 결과를 식약처에 제출해 정식 품목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정식 품목허가 시 조건부 허가 때보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그 동안은 조건부 품목허가 였다는 이유로 쓰기를 꺼려했던 의료진들이 있었으나 이번 3상 데이터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품목허가 시 매출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바이오솔루션의 매출은 2022년 101억원, 2023년 125억원, 지난해 12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년 넘게 지속 중이다. 2022년 16억원, 2023년 52억원, 지난해 51억원을 나타냈다.

회사는 미국에서도 카티라이프 임상을 진행 중인데, 현재 임상 2상 마무리 단계다. 지난달 48주 추적 관찰을 마쳤고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미국 임상 3상은 기술이전을 거쳐 파트너사에 맡긴다는 전략이다. 아직 허가를 받은 세포치료제가 전무한 중국에서는 의료 특구 지역 내 병원을 중심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바이오솔루션은 중국 하이난 러청 선행구 관리국이 주도한 하이난 의료 특구 진출을 위한 4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