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모략'에 대한 고찰

by장병호 기자
2024.01.17 00:05:00

모략학
차이위치우|992쪽|들녘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계략이나 책략’, ‘사실을 왜곡하거나 속임수를 써 남을 해롭게 함 또는 그런 일.’ 모략(謀略)의 사전적인 의미다. 우리나라에선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중국에선 다르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 따르면 모략은 ‘눈앞의 문제나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 그 나름의 사고를 거쳐 나온 해결책과 방안’이다.

‘모략학’은 중국의 군사 전문가인 저자가 ‘막료학’에 이어 발표하는 ‘모략총서’ 두 번째 책이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유사 이래 인류가 집적해온 사상과 실천 행위를 수집·분류하면서 인류 역사를 관통해온 핵심 작용을 ‘모략’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처럼 깊고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지혜는 폭넓은 지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모략에는 그 나름의 생성·발전·변화의 규칙이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모략은 “공부하고 연구해야만 파악할 수 있고, 공부하고 실천해야만 뜻대로 운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과거 모략에 대한 연구는 군사 영역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전쟁 이외의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각종 사업은 물론 각계각층과 여러 분야에서 특색 있는 ‘모략의 무리’가 생겨나고 있고, 이는 현대 사회 발전의 필연적 추세라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이제는 군사 모략을 넘어서 과학적 수준에서 새로운 학문으로 ‘모략학’을 연구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모략은 정치·경제·군사·외교 및 스포츠·교육 등의 영역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며 “모략의 연구는 이제 개인의 경험을 총결하는 단계에서 집단의 지혜로 승화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부정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모략’을 개인의 계발, 조직의 승리 등 목적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써야 한다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