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3.10.02 06:39:10
서울대병원 연구팀, 관상동맥 중재술 환자 7만4471명 분석한 임상연구 결과 발표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내 연구진이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흡연 상태와 그에 따른 치료 성적을 분석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발표했다. 비흡연자는 흡연자보다 시술 후 치료 성적이 좋았고, 과거흡연자(ex-smoker)는 비흡연자와 비슷한 정도의 치료 성적을 보였다. 특히 시술 후 금연을 시작한 환자는 흡연력이 20갑년(갑년은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숫자(갑)와 흡연을 한 기간(연)을 곱한 값)에 도달하지 않은 경우 비흡연자와 유사한 치료 성적을 보였지만, 20갑년 이상인 경우 흡연자와 비슷한 치료 성적을 보임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한정규 교수팀(의정부을지대병원 기유정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이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에서 관상동맥 중재시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을 받고 국가건강검진에서 흡연상태를 기록한 7만4471명의 환자의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여 심혈관계 분야 최고의 권위지인 ‘유럽심장학회지 (European Heart Journal, EHJ IF: 39.3)’에 출판하였다.
심장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운동시 흉통이 생기는 협심증이나 급성 혈류 차단으로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심근경색 등이 발생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스텐트 삽입이나 풍선확장술 등으로 협착된 관상동맥을 넓히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흡연이 심혈관계질환 환자에게 중요한 위험인자임은 널리 알려져왔다. 그러나 약물용출형 스텐트 등 최신 의료기술로 치료받는 환자들에서 흡연이 관상동맥 시술 후 치료 성적에 미치는 대규모 인구기반연구는 수행된 바 없었다. 특히 관상동맥 시술 후 흡연을 중단하는 것이 치료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규명되지 않았다.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를 흡연을 유지하는 군과 금연을 시키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치료 성적을 비교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흡연의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구기반 연구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하여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우선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후 1년 이내에 시행된 건강검진을 받고 흡연 상태에 대한 자료가 있는 7만4471명을 건강검진 시점의 흡연상태에 따라 ▲비흡연자 ▲흡연자 ▲과거흡연자(흡연력 있으나 검진 시점 금연)로 나눴다.
이후 세 그룹의 관상동맥 시술 후 치료 성적(관찰 기간 중간값 4년)을 분석한 결과 흡연자의 주요심뇌혈관사건(major adverse cardiac and cerebrovascular event, MACCE)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 대비 20% 높은 반면, 과거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와 유사한 정도의 발생 위험이 관찰되었다. 즉 최신의 관상동맥 치료를 받더라도 흡연이 치료 성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어서 연구진은 관상동맥 시술 전과 후에 건강검진(두 건강검진 간의 간격 중간값 628일)을 받은 3만1887명의 환자를 흡연상태 변화에 따라 ▲비흡연자(비흡연→비흡연) ▲지속흡연자(흡연→흡연) ▲금연자(흡연→비흡연)으로 구분하여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의 과거력이 20갑년 미만인 환자의 경우 관상동맥 시술 후 금연을 할 경우 주요심뇌혈관사건 위험은 비흡연자와 통계적으로 유사했다. 반면, 흡연의 과거력이 20갑년 이상인 환자의 경우 금연을 하더라도 주요심뇌혈관사건 위험이 지속흡연자와 유사했다. 이는 누적된 흡연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심장 근육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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