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23.01.09 04:27:16
[뜨거운 회사채 시장]
20조원 중 캐피탈콜 11조…4.4조 소진
수요예측서 민평금리 대비 -50bp는 돼야 받아
''시장안정 목적'' 채안펀드 민평 금리 이하로는 못사
한동안 역할 축소될 듯…심리적 안전판 역할 충분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연초부터 회사채 시장으로 대거 돈이 몰리면서 증액발행이 속속 이뤄지자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역할도 줄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롯데건설 회사채가 채안펀드의 도움으로 모집액을 간신히 채웠지만, 이제는 채안펀드가 끼어들 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당초 채안펀드 가동 규모로 제시한 20조원 중 캐피탈콜(출자요청)을 통해 11조원이 조성된 상황이다. 이 중 4조4000억원 가량을 소진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채안펀드의 역할이 상당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돈맥경화를 겪고 있는 롯데건설이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시장에서 주문한 금액은 400억원에 그쳤고 채안펀드에서 1200억원, 산업은행이 900억원 인수한 덕에 발행규모를 채웠다. 롯데케미칼 지급보증을 통해 우량 등급인 ‘AA+’로 조달에 나섰음에도 시장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절반 가량을 채안펀드가 받아준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새해 첫 날부터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연초 기관투자자들이 운용을 개시하자마자 회사채 담기에 나서면서 모집액의 10배 이상씩 돈이 몰리는 상황이다. 회사채를 못 담으면 나만 뒤처질 것 같다는 공포에 값도 높여 부르고 있다.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민평 금리 대비 기본 50bp(1bp=0.01%포인트) 정도는 낮은 수준으로 신청해야 회사채를 받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