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여왕]월세 깎는 '셀프인테리어' 노하우

by성선화 기자
2014.08.03 06:00:00

세입자는 월세 깎고, 집주인은 공실 없애고
싱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디자인 요소가 핵심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혼자 산다고 왜 대충 살아야 할까’ ‘인테리어는 왜 신혼때 한다고 생각할까’

주변에 ‘1인 가구’가 늘고 있지만 인테리어는 남의 일처럼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혼자 살아도 제대로 살자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면서 ‘원룸 셀프 인테리어’가 요즘 인기다. 무엇보다 재테크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원룸 스타일링은 월세를 깍으려는 ‘세입자’에게도, 월세를 더 받고 싶은 ‘집주인’에게도 필수 요소다.

실제로 최고요 루머스 공동대표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8만원인 원룸에서 호텔 못지 않게 꾸미고 살았다. 최 대표는 “월세가 싸다고 집까지 저렴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저렴한 집들도 잘 꾸미면 고가 주택 못지 않게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을 스스로 꾸미겠다고 제안을 해 월세를 깎았고, 그 집을 떠날 때 새로운 세입자에게 가구 등 그의 살림살이를 통째로 120만원에 팔았다.

이번 재테크의 여왕은 ‘월세 깎는 셀프 인테리어’ 비법이다. 이를 위해 1인 가구 홈스타일 업체를 운영 중인 ‘루머스’의 최고요, 옥수정 공동대표를 만났다. 매번 매진 행진을 이어가는 루머스의 1인 가구를 위한 셀프 인테리어 팁을 들어봤다. 옥수정 루머스 공동대표는 “혼자 산다고 해서 잠만 자고 나오는 공간이 아닌 들어갔을 때 기분 좋은 공간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비결”이라며 “같은 공간이라도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이 녹아있으며 디자인적 요소가 들어가야 살고 싶은 집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강의는 7일 마이크임팩트(종각)에서 ‘원룸 셀프인테리어’를 주제로 진행된다.

최고요 루머스 공동대표의 첫번째 원룸. 다음 세입자가 인테리어 전부를 100만원 이상의 가격을 받고 넘겼다.
셀프 인테리어의 출발은 청소다. 청소를 잘 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일본의 정리컨설턴트 곤도마리에는 ‘잘 버리기’야말로 청소의 출발이자 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책에서 청소를 하면서 물건을 버리는 기준은 바로 ‘설렘’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옷장 속에 옷을 만졌을 때 설렘이 없다면 그 옷은 버리는 게 맞다”며 “설렘을 주지 않은 옷들을 하나둘 정리하다보면 봤을 때 기분 좋은 옷들로 채워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는 물건들의 자리를 정해줘야 한다. 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도 일주일만 지나면 다시 어지러워지는 것은 물건들의 자리를 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건의 자리를 정해주는 일이 어렵다면 ‘이름 붙이기’를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옥 대표는 “라벨지 등을 활용해 물건의 자리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좋다”며 “지속적으로 물건의 제 자리를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면 저절로 청소가 된다”고
원룸이지만 옷장을 활용해 공간을 분리했다. <출처: 루머스>
말했다. 또 문건을 정리할 때는 너무 빡빡하게 하기 보다는 공간의 여유를 주는 게 좋다.

특히 원룸의 경우에는 벽에 선반을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면 유용하다. 책상이 놓인 공간이나 싱크대 옆 벽면에 선납을 설치하면 작은 공간에 수납 공간을 늘릴 수 있다.

최고요 대표는 책상 맞은편 벽면에 선납을 직접 설치해 책장과 같은 수납 효과를 냈다. <출처: 고요 블로그>
청소를 깨끗하게 했다면 꾸미고 싶은 집의 이미지를 잡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예쁜 집’을 많이 보는 게 좋다. 최 대표는 다양한 사진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핀터레스트(www.pinterest.com)’ 사이트를 추천했다. 싱글들이 대충 사는 이유는 스스로 살고 싶은 집을 몰라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룸도 충분히 예뻐질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옥 대표는 “원룸 스타일을 컨설팅을 시작한지 두 달 정도 됐지만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앞으로 잠재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엌 셀프인테리어 전과 후. 싱크대 선반에 직접 흰색 페인트 칠을 하고 작은 타일들을 활용해 칙칙했던 부엌 분위기를 화이트 톤으로 통일했다. <출처: 루머스>
예쁜 인테리어사진 등을 보며 감각을 키우면 월세 90만원짜리 집도 120만원처럼 몸값을 올릴 수 있다. 최 대표는 “대부분 원룸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고려 없이 관행적으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라이프스타일가 디자인적인 요소가 가미되지 않았기 때문에 집 전체의 인테리어의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원룸 인테리어를 통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며 “집주인들의 입장에서도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인테리어로 원룸의 몸값을 올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테리어 감각도 많이 보면 볼수록 길려진다”며 “평소에 얼마나 관심을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흔히 알지 못하지만 원룸의 분위기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이 바로 ‘침구류’다. 원룸의 경우 침대가 꽤 큰 공간을 차지한다. 침구류의 컬러에 따라 집안의 색깔이 확 달라진다. 옥 대표가 가장 먼저 제안하는 것이 침구류 교체다. 집안이 넓어 보이려면 벽면과 같은 컬러를 활용하는 게 좋다. 특히 호텔 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선 침대 매트릭스와 이불 사이에 얇은 천인 ‘러너’를 깔아주면 좋다. 호텔에서 깔끔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 ‘러너’다. 침구류와 커튼의 색깔을 통일하면 집이 넓어보이는 효과가 있다.

작은 소품 하나만으로도 원룸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예를 들면 화장실 변기 위에 작은 그림을 올려두는 것이다.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등을 붙여두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화장실을 만들 수 있다.

옥수정 루머스 대표의 원룸 리모델링 전과 후. 침대 ‘러너’를 활용해 집안 분위기를 바꿨다. <출처: 루머스>
집을 구할 땐 오랜 기간을 두고 고르는 것이 좋다. 번갯불에 콩 볶듯 집을 고르면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최 대표는 “이번에 새로운 집을 고를 때 두 달 이상 골랐다”며 “이사를 가고 싶은 지역에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원하는 집을 알려준 뒤 집이 나올 때마다 보러 다녔다”고 말했다. 두어 달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많이 봐야 좋은 집을 고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집을 고를 때 중요한 점은 벽과 바닥이 반듯하고 울퉁불퉁하지 않은 집이다. 집을 보다보면 바닥이나 벽면이 반듯하지 않은 집들이 있다. 이런 집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왜냐하면 이런 집들은 셀프로 인테리어를 바꿀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채광이다. 빛이 잘 들어오고 환기가 잘 돼야 집에 곰팡이가 피지 않고 벌레들도 없다. 집에 들어 갔을 때 냄새가
침대와 같은 컬러로 커튼만 바꿔도 원룸이 훨씬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출처: 루머스>
난다면 집안에 곰팡이가 폈다는 것이고, 집안 곰팡이는 건강에도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