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T모바일 인수도 추진"..스프린트와 합칠까

by이정훈 기자
2013.12.21 05:37:35

손정의 회장, JP모건 등 5개 은행과 자금조달 논의
지분 67%, 160억불에 인수 검토..걸림돌 `산적`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내 3위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 넥스텔을 삼킨 일본 소프트뱅크가 이번에는 4위 업체인 T모바일 인수를 위해 은행권과 자금 조달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T모바일까지 인수할 경우 스프린트와 합쳐 1위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2위 AT&T 모빌리티와 어깨를 나란히 할 대형 이통사로 탄생할 전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 여부가 최대 변수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소프트뱅크를 이끌고 있는 손정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들과 함께 T모바일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현재 손 회장이 접촉하고 있는 은행들이 크레디트 스위스, 미즈호은행,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JP모건체이스 등 5곳으로 이들은 모두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인수할 당시 자금 조달을 도왔던 곳이라는 점이다. 또 당시 자문사였던 레인그룹도 이번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이를 통해 자금 조달방안이 구체화되면 T모바일 미국법인 지분을 전량 소유하고 있는 도이체텔레콤으로부터 지분 67%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후 두 통신사를 합병시킬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아직 소프트뱅크와 협의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T모바일의 소유주인 도이체텔레콤도 현재 미국에서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T모바일을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도이체텔레콤은 160억달러 정도를 매각 대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수는 몇 가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일단 하나는 인수 합의 이후 실제 계약이 불발됐을 때 소프트뱅크가 부담해야할 대규모 위약금이다. 앞서 지난 2011년에 AT&T는 T모바일을 인수하려다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 반대로 무산되면서 70억달러의 위약금을 물었었다.

현재 손 회장은 스프린트의 부채가 많기 때문에 이같은 대규모 위약금을 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른 하나는 스프린트 경영진이 T모바일과의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를 합치더라도 양사의 네트워크를 함께 사용할 수 없어 비용 절감 등 시너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끝으로 규제당국이 소프트뱅크의 추가 이통사 인수를 허용해주겠느냐는 점이다. 미 당국은 가급적 많은 이통사들이 영업하면서 소비자들이 더 낮은 통신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만큼 승인을 내주지 않거나 그 과정에서 오랜 시간을 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