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3.11.16 06:00:00
''구재상 랩'' 유명, 케이클라비스 급부상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고객 돈을 맡아 대신 주식 거래를 해주는 투자자문사들의 세대 교체가 한창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금융위기 이전 펀드 황금기 시절 운용경험을 쌓은 매니저들이 이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전면서 나섰다는 점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고객 돈이 몰리는 투자자문사는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ㆍ페트라투자자문ㆍV&S투자자문 ㆍ라임투자자문ㆍVIP투자자문 등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는 이들 투자자문사들과 주식 거래 일임 계약을 맺고 고객 예탁금을 맡긴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케이클라비스 투자자문은 일명 ‘구재상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전 부회장인 구재상 대표는 랩 출시 일주일만에 1000억원을 모았고 현재 2호 랩을 모집하고 있다. 워낙 돈이 몰린 탓에 증권사 지점에서는 ‘구재상랩’에 들어가고 싶어도 연결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국계 헤지펀드 출신인 용환석 대표가 이끄는 페트라 투자자문 역시 주목할 만 하다. 페트라 투자자문 수탁고는 다른 투자자문사와 달리 외국계 자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북유럽 국부펀드에서 1억5000만달러를 유치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치투자에 주력하는 페트라투자자문은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담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 가격간 괴리율에 주목해 저평가된 종목을 선별한다. 내재 가치와 시장 가치 간의 괴리가 발생한 종목을 담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서울대 88학번 대학동기인 이남호·이재원 대표가 이끄는 ‘V&S투자자문’도 성장세다. 외국계 투자은행 출신인 이들 역시 가치주 투자에 주목한다. 또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 등 특수상황을 앞둔 종목을 담아 수익률을 올린다. 단기투자 보다 장기투자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선정하면서 기관투자자와 3년 이상의 관계를 맺는 것이 이들의 강점이다.
라임투자자문은 트러스톤자산운용과 브레인투자자문을 거친 원종준 대표가 이끌고 있다. 설립 1년만에 두자릿수 고객 일임계좌 수익률을 기록하며 신흥강자로 등극했다. 원 대표는 기본적으로 주식에 투자하지만 하락장에서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일종의 ‘롱숏’ 전략을 쓰며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랩’을 운용해 주목 받은 VIP투자자문 역시 뜨거운 감자다. 기관과 자문보다 개인투자자 자금 비중이 더 높은 VIP투자자문은 ‘장기투자’로 인정받았다. 창업 초기인 2003년 무렵 돈을 맡긴 자산가들이 아직도 찾을 정도다. 김민국·최준철 대표는 급격히 가격이 오르는 종목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종목을 통해 수익률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