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기업공개 여건 성숙..모건스탠리 내심기대

by오상용 기자
2012.04.02 08:08:14

2대주주 모건스탠리 "이제 슬슬 IPO 생각"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로템의 기업공개(IPO)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대내외 투자자 신인도가 높아진데다, 주식시장 환경도 금융위기 직후에 비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대로템 2대주주인 모건스탠리 사모펀드(PE)도 내심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모건스탠리PE 고위관계자는 2일 "주식시장 여건이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와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면서 "이제 슬슬 현대로템의 IPO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모건스탠리 계열의 사모펀드(MSPE Metro-Investment AB)는 현대차가 보유하던 로템 지분 78.4% 중 20.7%를 취득한 데 이어, 당시 로템 2대 주주였던 한진중공업으로부터 보유지분 21.6%를 전량 인수했다. 현재 현대차에 이은 2대 주주로 42.36%의 로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모건스탠리PE 관계자는 "현대로템의 모회사인 현대차의 경영환경이 월등히 좋아졌고, 로템의 기업가치도 많이 상승했다"면서 "풋옵션을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할 생각은 없으며 당초 계획대로 IPO를 통해 투자수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높이면서 현대차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인지도 역시 한층 높아졌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대로템과 현대차 입장에선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안이고, (그룹차원의) 재무전략과도 맞물려 있는 만큼 주간사 선정에서부터 실질적인 IPO가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현대차측과 현대로템 IPO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 않았다"고 했다. 현대차도 현대로템 IPO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사모펀드는 투자후 3~5년내 자금을 회수(Exit)한다. 모건스탠리PE의 현대로템 투자가 올해 6년차로 접어들면서 IPO시장에선 현대로템의 IPO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미국발 금융위기만 없었다면 이미 2009~2010년경에 IPO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각종 전동차와 고속전철 경전철 기관차 등의 철도차량과 K2전차 교량전차 등 군수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800량의 전동차 및 전차와 각종 산업기계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1년 1~9월 현대로템의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2조476억원, 영업이익은 101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