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현대상선 4000억 증자..인수단 `독배냐 축배냐’
by신성우 기자
2010.11.05 07:10:00
대표주관 동양, 중소형 IB 동부·솔로몬·유진證 구성
주주청약후 잔액인수..할인율 10%등 상대적으로 불리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04일 18시 5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신성우 박수익 기자] 현대상선(011200) 4000억원 유상증자 인수단이 대다수 IB들의 외면속에 대표주관 동양종합금융증권 및 중소형 IB 3개사로 꾸려졌다. 주주청약 후 잔액인수, 할인율 10% 등 상대적으로 인수단에 불리한 조건으로 진행되는 이번 딜이 `독배가 될지 축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보통주 1020만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위해 이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발행가는 오는 12월20일 확정될 예정이다. 이사회 결의(10월28일) 당시 예정발행가는 3만8900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모집금액은 3967억원이다.
현대상선 증자는 동양종금증권(003470)이 대표주관을 맡아 잔액인수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주주청약후 발생한 실권주를 곧바로 인수단이 인수한다.
이 같은 잔액인수방식 때문에 현대상선 증자는 IB업계에서도 흥미를 갖는 딜이다. 한마디로 동양증권을 비롯해 인수단들이 갖는 부담 때문이다.
이번 증자가 떠안을 인수물량을 최소화 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주주청약과 잔액인수 중간의 일반공모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인수단으로서는 실권주 인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증자 용역을 제안할 당시 상당수 대형 IB들이 이 같은 방식 때문에 등을 돌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수단이 대표주관 동양 외에 동부, 유진, 솔로몬 등 중소형 IB들로 구성됐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현재상선 증자 할인율은 10%다. 일반적으로 20~30%가 붙는 것에 비해 매우 낮다. 주주들의 청약 메리트가 적다는 것도 인수단에 인수 부담을 지우는 요인이다.
최대주주 현대그룹(지분율 40.8%) 및 잠재적 경영권 위협세력인 범현대가(30.5%), 현대건설(8.3%) 외의 주주들이 청약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실권금액은 6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현대차(005380)그룹과 현대그룹이 맞붙은 현대건설(15일 본입찰) 인수전의 향방에 따라서는 일부 대주주의 증자 불참 가능성도 있어 인수단이 떠안게 될 금액이 더 불어날 수 있다.
인수단도 이 같은 점을 의식, 인수부담을 최대한 분산시킨 흔적이 엿보인다. 4개사의 인수비율은 각각 25%씩이다.
발행사 현대상선도 실권인수금액에 따라 `웃돈`을 더 얹어주고 있기는 하다. 수수료 조건을 보면 기본수수료 0.4%(16억원) 외에 실권금액에 따라 최소 3%, 최대 15%의 추가 실권수수료를 지급한다.
아울러 IB업계에서는 현대건설(000720) 인수를 놓고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치열한 대결을 하고 있는 와중에서 어찌보면 현대그룹 편에 선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에 `미운 털`이 박힐 수 있다는 점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내놓을 IB딜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현대그룹으로부터 반대급부를 챙길 수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단으로서는 향후 현대건설 인수 향방이나 주가 등 상대적으로 많은 부담을 지고 딜을 맡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