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 기업화 통해 국제 경쟁력 갖춰야

by강동완 기자
2009.05.20 10:03:00

생산자 중심의 대규모 농업 수출 기업 육성해야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한국 농업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선 정부와 농민이 힘을 합쳐 생산자들이 중심이 된 대규모 농업 수출 기업들을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19일, 민간정책연구기관인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서울 양재동 aT 센터에서 개최한 '한국 농업의 수출 산업화를 위한 영농 시스템 혁신 국제 컨퍼런스'에서 한국 농업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농가의 영세성으로 인한 경쟁력 취약, 개방화. 세계화 시대에 역행하는 내수 의존형 산업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하루속히 영농 단위의 대형화, 기업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생산자 중심의 대규모 농업 수출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



이번 회의에 참석한 서울대 농경제학과 김완배교수(농업개혁위원장)는 “우리나라 농업은 전 품목에 걸쳐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국내 소비 기반 위축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가격보다 품질과 가치를 우선 시 하는 품질 지향적, 가치 지향적 농업을 추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제한 된 내수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보다는 해외 시장에서의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생산 단위 농가와 농산물 수출 업체들의 영세성으로 인해 생산성과 효율성은 물론, 가격 협상력, 마케팅 능력 등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처럼 소규모 지자체 중심 보다는 보다 광범위한 지역의 많은 농가들이 대규모 광역 협력 체계를 구축, 규모화, 대형화를 이룩하고 생산자 중심의 대규모 기업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농경제학과 이태호 교수 역시 “농업 종사자들은 세계 각국 현지 시장과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들을 통해 농업 생산, 기술, 마케팅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와 혁신을 이룩할 수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그로수퍼의 아태지역 총괄 사장인 안드레아 타카미야를 비롯, 영농시스템 혁신 국제컨퍼런스 발표자들이 농산물 수출 성공사례를 경청하고 있다

또한 “700만 명 이상의 해외 현지 교포들이 살고 있는 중국, 일본, 미국 등 3개 시장을 겨냥해 파프리카, 딸기, 장미, 백합, 버섯 등의 시설 작물들과 배, 포도 등의 과실, 수산물, 가공 식품들의 대량 수출을 추진해 나가는 것도 효과적인 수출 전략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농업 분야에도 통상 전문 로비스트, 시장 분석 및 수출 마케팅 전문가 등 관련 전문 인력들의 과감한 영입과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 외국인 발표자로 참석한 칠레의 세계적인 농업기업 아그로수퍼의 안드레아 다카미야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 총괄 사장은 “아그로수퍼 역시 인구 1,600만 명의 작은 나라 칠레의 소규모 양계장에서 출발했다."며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직 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세계 65개 국에 다양한 농수산식품들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 영농시스템혁신 국제컨퍼런스에서 아그로수퍼의 볼프강 페랄타 수의과학국장이 축산 생산성 향상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안드레아 박사는 “한국도 이제는 생산자들간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대형화, 기업화, 국제화를 추구하면서 농업 분야의 삼성, 현대 같은 세계적인 생산 수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 김병률 박사도 “유럽의 대표적인 농업 강국으로 불리는 네덜란드나 벨기에의 농업 성장은 두 나라를 중심으로 소비 성향과 인구밀도가 높은 거대 도시들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가까운 거리에 중국, 일본 등 인구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연구 개발, 농민 지도 교육 시스템 혁신, 품목별 규모화․ 전문화, 첨단 농업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과 생산자들을 대규모로 조직화하고, 기업화 해 생산자들이 직접 수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 나간다면, 머지않아 농업의 수출 산업화를 반드시 이룩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농축산 관계자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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