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청와대 미스터리` 5가지

by한국일보 기자
2007.09.14 00:15:53

[한국일보 제공]
① 권양숙 여사, 변씨 부인과 서둘러 오찬 왜?
② 신정아씨 청와대 출입 사실 왜 미리 확인 안 했나
③ 檢수사 체크없이 대통령에 卞씨 말 그대로 보고
④ 학계-미술계선 신씨 '뒷배' 파다했는데 靑만 '깜깜'
⑤ 민정팀 卞씨 통화기록 조사중에 대통령 '깜' 발언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건을 둘러싼 청와대의 대응 과정에서 의문이 풀리지 않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청와대는 "변 전 실장이 부인하기에 전혀 몰랐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수사권이 없어 밀도 있는 조사가 어려웠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 단계에서부터 일련의 과정을 되짚어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청와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을 하지 않았거나, 의혹을 알고도 덮으려 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돈다.

청와대는 신정아씨가 지난해 두 차례 청와대를 출입한 적이 있다고 12일 밝혔다. 천호선 대변인은 13일 "법무부 장관에게 변 전 실장 의혹을 통보 받은 후 기록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앞서 변 전 실장 의혹이 언론 등을 통해 불거졌을 때 청와대는 신씨의 청와대 방문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는지 의문이다.

의혹 때문에 시끄러웠는데 그런 간단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이상하다. 더욱이 신씨가 피면회자를 변 전 실장이라고 적었다는데, 이를 청와대가 확인했다면 둘의 관계가 손쉽게 밝혀졌을 것이다. 청와대가 '완벽한' 직무유기를 했거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일부러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변 전 실장과 신씨 사건은 검찰이 수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변 전 실장 말만 믿고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수사를 하는데, 청와대는 수사상황 체크 등도 하지 않고 변 전 실장 말대로 대통령에게 보고 했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학계와 미술계에서는 신씨의 '뒷배' 이야기가 파다했다. 변 전 실장이 미술에 관심이 많은 것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더구나 변 전 실장은 불자이고 신씨는 동국대 교수다. '불교계'와 '미술'이라는 두 사람의 두 가지 공통분모가 세상에 다 알려졌는데 청와대가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도 상식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이 "깜이 안 된다"고 발언한 시점은 청와대 민정팀이 변 전 실장의 통화내역을 조사 중일 때였다.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대통령이 예단하고 나선 건 왜 였을까. 혹시 노 대통령의 의혹의 실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어떤 의도를 갖고 이런 발언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변 전 실장 부인 박모(54)씨와의 11일 오찬 배경도 논란을 낳고 있다. 청와대는 "위로 차원"이라고 했지만, 노 대통령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던 시각에 권 여사가 왜 변 전 실장 부인을 서둘러 만나야 했는지를 설명하는 데는 충분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