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백종훈 기자
2007.01.29 07:30:00
"가맹점수수료율 2.3%, 원가 2.6%..남는 게 없다"
중소기업중앙회·노회찬의원 "카드사가 폭리취해"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정부와 영세가맹점, 일부 국회의원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이 높다면서 최근 원가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가맹점들은 현재 매출액중 1.5%~4.5%, 평균 2.37%의 수수료를 내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2.10%, 유럽연합(EU)의 1.19%, 호주의 0.92%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가 `원가공개는 안된다`는 당초 입장을 바꿔 수수료 원가내역을 전격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나서 주목된다.
전업 카드사 협의체인 여신금융협회는 가맹점수수료 원가가 매출액의 약 2.6%라고 공개하며 `남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여기서 2.6%라는 원가수치는 지난 2000년 산동회계법인이 산출한 가맹점수수료 원가 2.45%에 5년간 연체관리비와 일반관리비가 인상된 점,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진 점 등을 종합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또 "정부가 가맹점수수료율 평균을 2.37%로 밝혔지만 이는 은행계 카드사 등을 모두 합친 기준"이라며 "전업카드사들의 수수료 평균은 2.22%"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가 발표한 바와 달리 미국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가맹점수수료는 2.10%가 아니라 2.41% 수준이고,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 수수료도 국내보다 높은 2.5%이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영세가맹점의 평균 가맹점수수료가 알려진 수준보다 훨씬 높은 3~4%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세가맹점들은 최근 카드사가 사상최대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며 가맹점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인 LG카드가 순익 1조원을 넘게 올렸고 업계 전체로 총 2조원의 순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의류판매업을 하는 민모씨는 "카드사가 웬일로 원가공개에 나섰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정부 방침대로 중립기관이 한 조사가 아니라면 믿기 어렵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게다가 2000년 수치를 지금 신뢰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여신금융협회가 가맹점수수료 원가수준을 스스로 밝히고 나선 까닭은 최근 영세가맹점과 일부 국회의원의 공개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차피 논란이 계속되고 밝혀질 사안이라면 먼저 공개하고 설명하겠다는 것.
또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여서 각종 소비자 민원이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이슈선점 싸움에서 더이상 밀릴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 노회찬 의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