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연준 의장 해임 안 할 것…관세는 아름다워"(종합)

by김상윤 기자
2024.12.09 01:43:58

NBC '밋 더 프레스'와 인터뷰..당선 후 처음
“파월, 옳은 일 한다면 유지”→“해임할 것 같지 않다”
“방위비 제대로 내면 나토 남을 것”..우크라 원조 줄일 것
취임 당일 출생시민권 제도 폐기…이민정책 최우선시
정적 수사 지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여지는 남겨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관세가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자신의 고율 관세 부과 공약을 유지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울러 취임 당일 출생 시민권 제도 폐기하는 등 불법 이민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울 것을 분명히 했다. 법무부장관 또는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그의 정치적 적들에 대한 수사를 지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그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미 방송사 NBC의 ‘밋 더 프레스’에서 크리스틴 웰커 앵커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것 같지 않다.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선에서 승리한 지 한달이 넘은 이후 언론과 처음으로 진행한 인터뷰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유세 기간인 지난 7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그가 옳은 일은 한다고 내가 생각한다면, 그가 임기를 채우도록 할 것”이라고 조건부 발언을 한 것과 달리 확실히 파월 의장의 임기 보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파월 의장이 대선 전 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며 불만을 토로해 왔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블룸버그 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연준 금리 결정에 관여할 수 있다”며 독립성 훼손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내가 명령할 수는 없지만 금리 인상 또는 인하 여부에 의견을 제시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임을 요구하더라도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지난달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직후 ‘트럼프 요청이 있으면 사임할 것이냐’는 질의에 “법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자신을 해고하거나 강등할 권한이 없다고 단호히 대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파월 의장 해임이나 강등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법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 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자신이 불리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관세가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자신의 고율 관세 부과 공약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가 “아름답다”고 주장하며, 관세가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고 미국인에게는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앵커가 재차 관세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느냐고 질의하자 그는 “나는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다. 내일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을 흐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관세로 전쟁을 멈췄다”는 터무니없는 주장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북미와 유럽의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관련, 나토 동맹국이 충분한 국방비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나토 탈퇴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그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고, 우리를 공평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나토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원조는 “아마도” 더 적게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의에는 처음에는 “그런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뒤에 말을 바꿔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어 취임 당일 출생 시민권 제도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출생 시민권 제도는 미국에서 태어나는 경우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러면서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모든 사람을 추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어렸을 때 미국에 온 불법이민자인 ‘드리머(dreamer)’에 대해선 “민주당과 협력해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드리머란 어릴 적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으로 건너와, 20년 이상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거주하며 일한 사람들을 뜻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시 파텔 차기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에게 그의 정치적 적들에 대한 수사를 지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가 부정직하거나 비뚤어졌거나 부패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아마도 그렇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로 평가받는 파텔 지명자는 대선 기간에는 트럼프 당선인을 기소한 이들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러면서 자신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임검사에 대해서는 “부패했다”고 말했고, 1·6 하원 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은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법무장관에게 그들을 감옥에 보내도록 지시할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선 “아니오”라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 대한 조사를 위하 특임검사를 임명할 것이랴는 질문에는 “나는 정말로 우리나라를 성공시키고 싶다”며 “나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우리나라를 성공시키고자 한다. 보복은 성공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