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메디, 인도 이어 필리핀 시장 진출...‘글로벌 결핵 퇴치 앞장’

by유진희 기자
2024.10.07 09:55:24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방사선 부품·제품 생산업체 레메디가 인도에 이어 필리핀 시장에도 진출한다. ‘글로벌 결핵 퇴치’라는 국제적 과제 해결에 앞장서며,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레나 레메디 창업주. (사진=레메디)


25일 업계에 따르면 레메디는 최근 필리핀 보건당국으로부터 휴대용 엑스레이(X-ray) ‘레멕스(REMEX)-KA6’의 현지 판매를 위한 임시허가를 획득했다. 연내 정식허가도 이뤄질 예정이다. 현실화되면 필리핀에서 민간 판매용 휴대용 엑스레이로 첫 허가가 된다.

KA6은 중대형 제품에 못지않은 성능을 내면서도 중량은 2.4㎏ 수준으로 경량화해 편의성을 극대화한 휴대용 엑스레이 장비다. 폐렴, 폐결핵, 폐암 등 흉부 질환 관련 촬영이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특장점이 있다. 기존 제품과 달리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해 별도의 차폐 공간 없이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시설이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KA6의 신속한 사용을 위해 필리핀 당국이 임시허가를 먼저 내준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필리핀은 결핵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큰 국가 중 하나로 세계 결핵 환자의 약 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결핵 발병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메디는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필리핀 결핵 퇴치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앞서 레메디와 한국 조달청, 필리핀결핵협회(PTSI)는 필리핀 결핵 퇴치 실증사업을 위해 손을 잡고, 현지 허가와 장비 교육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일환으로 레메디는 KA6과 함께 결핵 진단을 돕기 위한 국내 제이엘케이와 픽젠의 제품도 공급했다. 제이엘케이의 장비(JVIEWER-X)는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흉부 엑스레이를 분석해 폐 음영에 이상이 있는 영역을 추출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KA6과 큰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레메디 창업자인 이레나 고문의 경우 지난 20일 필리핀을 직접 방문해 현지 담당자들에게 KA6의 사용법을 교육했다. 지역별 총 10개 팀, 총 37명의 현지 담당자가 참가해 KA6의 운영 및 유지보수, AI을 활용한 영상 처리 기술, 그리고 안전 프로토콜을 익혔다. 이들은 필리핀 각 지역에 배치돼 결핵 및 폐렴의 조기 진단 등 통한 현지 결핵 퇴치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봉호 레메디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필리핀의 의료 서비스가 닿지 않는 섬 지역에서도 결핵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결핵 퇴치에 필요한 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메디의 휴대용 엑스레이(X-ray) ‘레멕스(REMEX)-KA6’. (사진=레메디)


최근 결핵은 다시 국제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KA6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매출이 방증한다. 레메디의 지난해 매출은 69억원이며, 이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올해 성장세를 타 전년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WHO에 따르면 2021년 세계 결핵 발생자는 1060만명으로 전년(1010만명) 대비 4.5% 증가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160만명으로 같은 기간 6.7% 많아졌다.

조 대표는 “한국 조달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필리핀뿐만 아니라 인도, 아프리카로도 의료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제적 결핵 퇴치에 선도적인 역할을 통해 회사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12년 설립된 레메디는 올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A, A를 획득했다. 현재 예비상장심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