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오쏘몰 덕에 매출 급성장 +사업다각화 두마리 토끼 잡았다

by김새미 기자
2024.07.19 10:10:20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의 100% 자회사 동아제약이 프리미엄 비타민 ‘오쏘몰’ 덕에 전체적인 외형을 키운 것은 물론,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동아제약의 오랜 과제였던 새로운 매출원을 창출하면서 ‘박카스’의 매출 비중까지 줄이게 된 것이다. 다음 과제는 오쏘몰의 ‘미투 제품’들 사이에서 어떻게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킬 것인가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오쏘몰은 동아제약이 독일 오쏘몰사로부터 공식 수입해 판매 중인 고용량 멀티비타민이다. 오쏘몰은 ‘비타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며 빠르게 국내 복합 비타민 시장을 잠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020년 정식 출시한 오쏘몰의 매출은 2020년 87억원→2021년 284억원→2022년 655억원에 이어 지난해 1204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3년간 연평균 매출증가율이 147%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성장한 오쏘몰은 올해 1분기에도 3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9% 성장했다.

이처럼 오쏘몰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20년 2.1%→2021년 6.5%→2022년 12.1%→2023년 19.1%로 늘었다. 같은 기간 꾸준히 2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던 박카스의 매출 비중은 53.6%→52.3%→46%→40.7%로 떨어졌다.

동아제약의 숙원 중 하나는 박카스 의존도를 줄일 만한 또 다른 캐시카우 창출이었다. 지난해 박카스의 매출 비중이 40%대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올해는 30%대로 진입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일단 올해 1분기 박카스의 매출 비중은 35.5%로 나타나면서 이러한 기대감에 힘을 싣고 있다.

오쏘몰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올해에도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좁은 국내 시장이라는 한계와 미투제품과의 경쟁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풀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비타민 시장 규모는 5700억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이중제형을 포함한 기타제형 시장의 규모는 3261억원으로 추산된다. 오쏘몰의 지난해 매출이 1204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점유율이 36.9%에 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제약업계에서 우후죽순 내놓은 미투 제품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문제다. 좁은 국내 시장을 두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오쏘몰은 액상과 정제(알약)로 구성된 이중제형 방식이라 물이 없어도 액상으로 정제를 함께 섭취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또한 오쏘몰은 고급화 전략을 취하면서 프리미엄 비타민 시장을 공략했다. 오쏘몰의 이러한 전략은 시장에서 ‘비타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비싸지만 잘 팔린다는 점이 새로운 수익원을 갈구하던 제약업계의 이목을 끌면서 결국 미투 제품의 난립으로 이어졌다.

종근당(185750)건강은 지난 2022년 11월 오쏘몰 제형인 액샹+정제형에 캡슐형까지 더한 3중 복합제형 ‘아임비타 멀티비타민 이뮨샷’을 출시했다. 대웅제약(069620)은 지난해 5월 ‘에너씨슬 퍼펙트샷’을 내놨으며, 같은해 6월에는 일동제약(249420)과 동국제약(086450)이 각각 ‘마이니 부스터 비타민’, ‘마이핏V 멀티비타 이뮨 128’을 시장에 내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가 제네릭(복제약)도 아니고 비타민을 베끼는 것은 너무하는 것 같다”며 “후발주자들은 패키지 디자인도 상당히 유사한데 가격도 오쏘몰과 같은 가격대로 책정한 뒤 할인을 많이 하는 방식으로 시장점유율을 뺏으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오쏘몰의 1등 지위를 견고히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오쏘몰 바이탈 M(남성용), F(여성용) 등 라인업 확장을 지속하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선보인 오쏘몰 M, F는 지난 5월 카카오톡 선물하기 판매랭킹 전체 1위를 차지하는 등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앞으로는 오쏘몰 라인업 확장을 지속할 예정이며, 미량영양소 조절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차별성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며 “브랜드몰 ‘디몰’을 시작으로 카카오 선물하기 등 온라인 판매처 확대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