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연초 IPO 주관 ‘독주’…대어급 꿰찬 비결은[마켓인]
by허지은 기자
2024.02.06 04:59:23
비바리퍼블리카·케어메디, 대표주관사 선정
지난해 이어 대어급 IPO 주관 업무 따내
단순 주관사 아닌 ‘동반 파트너십’ 구축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연초부터 대어급 기업공개(IPO) 주관 업무를 따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해 두산로보틱스(454910),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 등 대어급 상장을 이끈 미래에셋은 주관사 선정 이전부터 투자 단계에 참여하는 등 관계 형성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한 상장 주관사 그 이상의 유대 관계를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을 발견해내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웨어러블 인슐린펌프 개발사 케어메디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상장 후 예상 몸값이 최대 20조원까지 거론된 대어 중의 대어로, 주관사 선정 단계부터 각 증권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진 끝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 자격을 따낸 것이다.
케어메디 역시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바이오 IPO 특화 증권사들이 대거 등판했지만 최종 승자는 미래에셋증권이 됐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 큐로셀, 에스바이오메딕스, 뷰노 등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대표 주관을 맡은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케어메디는 동종업계 상장사인 이오플로우(294090)가 한때 시가총액 7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성이 높은 회사로 평가받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대어급 회사들의 대표 주관을 수행하며 절대 강자의 면모를 보인 바 있다. ‘대어 필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 분위기는 냉랭했지만, 두산로보틱스(한국투자증권과 공동 대표 주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필에너지 등의 대어들을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시켰다.
거래소 집계에 오류가 있었지만 증권신고서 상 점유율 기준으론 지난해 연간 주관 성적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총 18건의 공모 주관을 맡으며 점유율 23.28%를 기록해 NH투자증권(16건·15.26%), 한국투자증권(16건·13.67%)을 앞섰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성주완 IPO 본부장과 하주선 IPO1팀 팀장은 각각 전무와 이사대우로 승진하기도 했다.
올해도 시작부터 순조롭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대표 주관 업무를 따내면서 상반기 최고 기대주의 주관사단에 합류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향후 미래에셋증권은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공동 주관을 맡은 삼성증권 등 주관사단과 함께 토스 IPO를 위한 사전 작업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토스 상장 시점은 2025년이다.
업계에선 미래에셋증권의 적극적인 파트너십 형성이 주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관 업무를 맡으며 수수료를 챙기는 것 이외에도, 직접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성장 잠재력에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식이다.
토스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2년 진행된 토스의 시리즈G 투자에 참여했다. 당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성격으로 진행된 투자에 미래에셋은 신규 주주로 참여해 수십억원을 투입했다. 로봇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클로봇의 프리IPO에도 주관사인 미래에셋이 직접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가 직접 IPO 이전 투자단에 참여한다는 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방증”이라며 “향후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관 투자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예비 상장사들 입장에서도 믿음을 주는 주관사라는 인식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