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금고·임원 비리 겪은 새마을금고…신뢰 회복할까[마켓인]

by김연서 기자
2024.01.09 01:10:12

3월 이후 정기인사 단행…신용공제대표이사 선임 예정
“기존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정리중”…내실 다지기 집중
김인 신임 회장 “건전성·리스크 관리 능력 우선돼야”

새마을금고중앙회 외관.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이데일리 김연서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대규모 뱅크런 사태부터 임직원 비리까지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는 ‘큰손’ 지위를 내려놓고 공격적 투자에서 건전성 관리로 자금 운용 방안을 틀어 고객 신뢰 회복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상반기 정기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오는 3월 정기인사를 통해 자금운용 등을 총괄하는 신용공제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또 산하 조직장인 자금운용부문장(CIO·최고투자책임자) 등의 선임도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쳐온 새마을금고는 올해 내실을 다지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에 힘쓰겠단 계획이다. 우선 경기 악화에 따라 대체투자 축소에 돌입했다. 투자 비중을 기존 30%대에서 20%까지 줄이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선 새마을금고 자산 운용을 책임지는 실무자가 공석이다보니 최근엔 투자 집행이 소극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실상 출자를 중단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3월 신임 신용공제대표 취임 이후 사업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겠단 입장이다. 신용공제대표 자리가 채워지면 산하 조직장인 자금운용부문장 등의 선임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새마을금고의 CIO는 공석으로 이승동 투자금융본부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신용공제대표 부재로 2022년 하반기 이후로 큰 딜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기존에 진행 중이던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위주로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며 “신임 대표 선임은 3월 이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경기가 좋았을 때처럼 대체투자를 늘리기보다는 줄여나가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새마을금고는 지난 2022년 대체투자 비중을 30% 중반까지 끌어올리며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다. 덕분에 관련 수익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성장했다. 기업금융 부문의 PEF 관련 투자수익률은 8.4%를 상회하기도 했다. 레고랜드발(發) 자금 경색 사태 속에서도 대규모 펀드 조성에 나서며 사모펀드(PEF) 시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논란을 빚으며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8월에는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 회장 등 임직원 42명이 각종 횡령·금품수수 비리에 휘말리며 기소됐다. 시장에서는 서민금융기관이자 관계형 금융이라는 본분 대신 외형성장 위주로 금고를 관리한 중앙회에 대한 지적이 빗발쳤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류혁 당시 새마을금고 신용공제대표이사는 10월 5일 오전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어 ‘억대 금품수수’ 혐의를 받은 박 전 회장도 같은 달 11일 사임서를 제출하고 기소 2달여 만에 사임했다. 이들은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신뢰 회복은 올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 가운데 김인 신임 회장이 지난해 12월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직선제에서 새로운 중앙회장으로 당선됐다. 김 회장은 박 전 회장 직무정지 이후 중앙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을 이끌어왔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 14일까지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뢰 회복’을 위해 건전성 관리 위주의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예금자보호기금과 유동성 관리에 대한 제도 개선에 소홀함 없이 철저히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은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우선돼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며 “책임경영을 한층 더 강화하고 내부 견제기능을 확충해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