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프레시 테이블’서 일회용기 퇴출…친환경 문화 확산

by김미영 기자
2023.12.17 06:00:00

프레시 테이블, 과일 등 무료로 소분·포장 서비스
다회용기 지참해야…미지참시 다회용기 구입 필수
압구정·신촌·판교점 등서 순차적 도입
“연 6.2톤 온실가스 감축 효과 기대”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현대백화점(069960)은 ‘신선식품 무료 손질 포장 서비스’에서 플라스틱 일회용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순차적으로 식품관 판매 과일이나 채소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소분해 포장해주는 ‘프레시 테이블’ 서비스에서 일회용기 제공을 중단한다. 이에 프레시 테이블을 무료로 이용하려면 다회용기를 미리 준비해야 하고, 가져오지 않을 경우 다회용기를 구매해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일회용기 제공 중단은 지난 1일 무역센터점에 시범 도입됐고, 내년 1월까지 압구정본점·신촌점·더현대 서울·판교점 등 4개 점포에서 이뤄진다.

1.2ℓ 다회용기는 1개당 1000원, 2.7ℓ는 1500원에 판매한다. 예컨대 여름철 수요가 높은 수박(평균 7kg)을 소분 후 포장할 경우, 다회용기를 준비하지 않은 고객이라면 2.7ℓ 다회용기 2개(3000원)와 1.2ℓ 1개(1000원)가 필요해 총 4000원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프레시 테이블을 도입한 점포의 과일·채소 매출 신장률은 도입하지 않은 다른 점포보다 두 배 이상 높다”며 “일회용기 제공을 중단하면 고객 불편은 물론 매출 감소도 우려되지만, 자발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경영에 앞장려 과감하게 제도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프레시 테이블에서 일회용기를 퇴출시킴으로써 연간 6.2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프레시 테이블에서 연 22만여개의 플라스틱 일회용기가 사용되는데 플라스틱 1kg를 생산할 경우 2.4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일회용기 제공을 중단할 경우 30년 생 소나무 2258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란 계산이다.

회사 측은 다회용기 판매 수익을 미래 세대를 위한 탄소중립 생활 실천 교육 프로그램인 ‘기후행동 1.5℃ 스쿨챌린지’에 사용할 계획이다. ‘기후행동 1.5℃ 스쿨챌린지’는 환경부와 교육부가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을 위해 202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기후행동 실천 프로그램이다. 모바일 앱에서 제안하는 친환경 활동에 적극 참여한 초중고 및 대학과 학생 등을 선정해 포상한다.

현대백화점은 환경 친화적 제도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3월부터 의류·잡화나 폐스마트폰 등을 상시 기부받아 재활용하는 ‘365리사이클’ 캠페인을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진행 중으로, 올해 9월까지 40만명의 고객에게 약 100만개의 물품을 기부 받았다. 작년 2월부터는 백화점에서 수거한 폐지를 재생지 100% 소재의 쇼핑백으로 재탄생시키는 ‘독립 자원순환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약 700만톤의 폐지를 1500여 만장의 쇼핑백으로 탈바꿈시켰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 관계자는 “친환경 소비 문화를 지속 제안하고, 고객들이 생활 속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친환경 관점에서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다시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제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