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뮤니스바이오 대해부]②“3세대 항암제 넘어선 면역세포치료제 만들 것”

by김새미 기자
2023.09.13 09:30:35

‘MYJ1633’ 적응증 확장…면역세포치료제 최초 IP 임상 ‘주목’
우수한 공정 바탕으로 자동세포배양기 개발…기술수출 ‘탄력’
조절T세포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원천 치료제로 새로운 한 축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이뮤니스바이오는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내성을 극복한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면역세포치료제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의 방어기제를 약화시키는 원리의 치료제다.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보다 발전된 개념이다.

강정화 이뮤니스바이오 대표는 “면역항암제는 면역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물질을 넣어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라며 “면역세포의 개체수가 충분하지 않을 때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이뮤니스바이오는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뽑아 배양해 이미 활성화된 세포들, 바로 일할 수 있는 군사들을 체내에 넣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훨씬 더 치료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뮤니스바이오의 자가 NK세포치료제 ‘MYJ1633’ (사진=이뮤니스바이오)
이뮤니스바이오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단연 자가 NK세포치료제인 ‘MYJ1633’이다. MYJ1633은 환자의 혈액 60cc를 채혈해 최대 13일의 배양기간을 거쳐 세포 수 20억셀(100ml)로 생산되는 치료제다. 유효기간은 냉장 시 48시간, 냉동 시 3개월이다. 가장 활성이 높은 적정량의 세포 수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재 임상에 사용되는 임상시험약의 규격이 설정됐다. MYJ1633의 세포 독성은 99%, 순도는 98%로 암 및 암 줄기세포 사멸에 97%의 효능이 확인됐다.

MYJ1633은 이미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3개국을 대상으로 상용화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적응증 확장을 위해 5개 암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연내 2개국과 추가 기술수출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 올해 병용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며, 위암은 단독 임상 1상을 완료하고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복막전이 위장관암의 경우 단독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며, 삼중음성 유방암은 아직 임상 진입 전 단계다.

위장관암 임상의 경우 면역세포치료제 최초로 복강 내 투여(Intraperitoneal, IP) 임상에 도전한다. 본래 정맥 투여 방식으로 개발된 MYJ1633을 복강 내 투여함으로써 면역치료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암세포가 복막으로 전이되고 복수가 차게 될 경우 복강 내에 직접 치료제를 투여하면 약효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복막 전이 환자들의 기대여명이 별로 남지 상태에서 면역세포치료제 투여를 통해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뮤니스바이오는 최근 복강 내 항암요법으로 임상을 진행 중인 연구진과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고대구로병원 등 12개 대학병원이 복강 내 항암요법의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항암요법으로는 복막 전이 위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6~10개월에 그쳤지만, 복강 내 항암요법을 실시하자 6개월 이상 생존률이 80%를 넘겼다.

이뮤니스바이오는 채혈부터 치료제 투여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피더(feeder)이나 소팅(sorting) 등 추가 공정 없이 우수한 제조 공정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이뮤니스바이오는 제조 공정 최적화를 바탕으로 빅데이터와 딥러닝 기반 자동제어 시스템을 갖춘 자동세포배양기 ‘MGY-ACF21’도 개발해냈다. 올해 4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인 MGY-ACF21는 세포치료제를 생산하는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세포치료제의 품질을 상향평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 대표는 “최적의 자동화 공정 설계가 가능하며, 일괄 작업이 가능한 무균자동배양기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기술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치료제 기술과 함께 MGY-ACF21를 수출하면 해외에서도 인력 파견 없이 균일한 품질의 세포치료제 생산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MYJ1633의 추가 기술이전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는 게 강 대표의 생각이다.

강 대표는 “자가 NK세포치료제는 숙련된 기술을 갖춘 사람이 직접 생산한다”며 “이 때문에 기술이전 후 현지에 인력을 파견하지 않는 한 품질에 차이가 발생하기 쉬운데 자동세포배양기를 활용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세포배양기가 세팅되면 해외 현지에서 세포치료제를 생산 가능해지니 기술수출 논의에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외에도 이뮤니스바이오는 활성화된 NK세포가 분비하는 미세소포체(MVs: microvesicles)와 NK세포를 병용한 복합 항암치료제, 면역 조절·억제를 담당하는 면역세포인 조절T(Treg)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동종 NK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뮤니스바이오의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이뮤니스바이오)
동종 NK세포치료제 ‘MGY2133’은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이뮤니스바이오는 재작년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가 공모한 ‘바이러스 세포 해독 플랫폼 개발’ 과제 수행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뮤니스바이오는 해당 과제를 통해 바이러스 유행 후 60일 이내에 신속하게 대응 가능한 항바이러스 NK세포치료제를 대량 생산하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특히 조절T세포치료제 ‘MGY1838’은 건선, 류머티즘, 루푸스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가 가능한 원천 치료제로 기대되는 신약후보물질이다. 현재 염증성 장질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건선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예정이다.

Treg세포의 면역조절 기능(자료=이뮤니스바이오)
이뮤니스바이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절T세포 배양 능력을 갖췄다고 자신하고 있다. 기존 조절T세포치료제는 혈액 200~400cc를 채취해 20~30일에 걸쳐 제조됐으며, 순도는 30%, 조절T세포수는 400만개 수준이었다. 반면 MGY1838은 20cc의 혈액으로 7일 내에 조절T세포를 배양해 생산되며, 순도는 98%에 달한다. 완제품의 유효세포수는 2억5000만셀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강 대표는 “조절T세포는 혈액 내에 굉장히 적게 들어있는 세포지만 혈액에서 채취, 배양해 치료제로 개발했다”며 “여기에는 5개월 만에 특허를 받을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이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조절T세포치료제는 이뮤니스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의 또 다른 한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강 대표는 “면역을 조절해주는 조절T세포치료제를 추가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했다”며 “기존 NK세포치료제가 항암제를 타깃으로 한다면 조절T세포치료제는 자가면역질환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