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도 괜찮아…외국인 러브콜에 엔터주 달린다
by김인경 기자
2023.05.30 00:00:37
JYP, 26일 1.25% 상승…이달 들어 26.05%↑
엔터4사, ''한한령'' 부각에도 26일 모두 강세 마감
중국 외 미국·유럽 등 활동범위 넓혀 ''구조적 성장''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의 공포 속에서도 엔터주는 순항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집중적으로 엔터주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JYP Ent.(035900)는 지난 26일 전 거래일보다 1400원(1.25%) 오른 11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26.05%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닥의 상승률(0.47%)을 웃돌고 있다. 특히 상승세를 이끄는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JYP엔터의 주식을 823억원 사들이고 있다.
또 다른 엔터주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역시 26일 700원(0.77%) 오른 9만2000원에 마감했다. 5월 들어 50.82% 상승했는데 외국인은 이 기간 와이지엔터의 주식을 1331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한한령에 대한 공포가 다시 싹트고 있지만 주가 상승세에 제동을 걸진 못한다는 얘기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을 이유로 한중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 주요 지역에서 네이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관련해 중국이 네이버 접속을 차단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 현지 매체에서 가수 겸 배우인 정용화의 현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취소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중국 매출 비중이 큰 국내 엔터주들이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문제로 한중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한국 가수들의 중국 내 공연 등이 막히며 2018년에 엔터주는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엔터주는 중국과의 관계 경색 우려에서도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JYP엔터와 와이지엔터 이외에 에스엠(041510)과 하이브(352820) 역시 26일 각각 1.16%, 1.12%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JYP엔터나 와이지엔터와는 달리 에스엠과 하이브의 5월 등락률은 마이너스(-)2.24%와 0.00%로 각각 미미하지만 한한령으로 주가가 하락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실제 증권가는 엔터주가 중국 관련주이기보다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한 산업군으로 보고 있다. K팝 아티스트들이 중국이나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데다, 세대 교체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JYP엔터나 하이브 등은 이미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JYP엔터는 미국 걸그룹 A2K의 프로모션을 앞두고 있고 하이브도 미국 대형 레이블 기업인 게펜 레코드와 손을 잡고 하반기 미국 걸그룹 론칭을 앞두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K팝의 미국향(向) 음반·음원 수출 및 미국 내 공연 모객 수는 각각 미국 시장의 1%, 3% 수준에 불과해 상승 잠재력은 매우 크다”라며 “현지화 아이돌 시장이 연착륙하면 국내 엔터사들의 미국 점유율은 음반은 최대 4~5%, 공연은 최대 7~8%까지 가파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화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엔터주는 아티스트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아 군 입대나 탈퇴 이슈 등이 생기면 변동성이 컸지만, 이제 멀티 레이블 체제를 도입해 풀을 넓히고 시스템화된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면서 “K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글로벌 표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