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던 현기차, 주가 시동 건다…실적 눈높이도↑
by김인경 기자
2023.02.27 00:03:00
기아, 이달 들어 12.7% 상승…현대차도 4%↑
코스피 0.06% 빠지는 동안 자동차주 강세
환율 효과에 가격인하 압력도 완화
코스피 상장사 실적전망치 하향 속 車 홀로 상승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낸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등 자동차주가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데다 신차도 순항 중인 만큼 당분간 주가가 오름세를 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들어 6만6800원에서 7만5300원으로 12.72% 상승했다. 현대차 역시 16만7000원에서 17만3900원으로 4.1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420선에 묶이며 0.06% 하락한 점과 대비된다.
증권가에서는 1227원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가치가 1300원 수준까지 오르며 완성차 업계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00억원, 기아는 1600억원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가 당초 원·달러 환율 1250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을 판단하고 가이던스를 내놓았던 만큼, 감익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가격 인하 압력도 완화하고 있다.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지난 1월 가격 인하 공세가 이어지며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바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최근 가격 인상을 선언했고 제너럴모터스(GM)도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실적 전망도 상향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의 증권가 영업이익 전망치는 10조315억원으로 한 달 전(9조9170억원)보다 1.15% 높아졌다.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7조7254억원에서 8조81억원으로 3.66% 늘어났다. 큰 증가 폭은 아니더라도 내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사이 2.50%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돋보인다는 평가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으로 소비 심리가 악화할 수도 있지만, 연초 이후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완화하며 기저 효과가 높은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 기대감이 개선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미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1월 유럽 판매량은 8만5444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7% 증가한 수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은 판매 증가와 함께 신차와 중고차 가격의 동반 상승세가 나타나 전체적인 시장 안정감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2023년에도 경쟁사 대비 양호한 공급망 관리 능력과 글로벌 전기차(EV) 시장 점유율 확대가 고속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