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령 루트로닉 대표 “프리미엄 가치 급등...올해 수익성 '더블업'”

by유진희 기자
2022.07.28 13:53:39

코로나19 사태 완화되며 해외 마케팅 정상화
올해 매출액 2000억·영업익 400억 이상 기대
올해 12월 신규 공장 착공으로 수요 증가 대비
5년 내 글로벌 에스테틱 의료기기 1위 도약 목표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루트로닉(085370) 기기에는 혼이 있다(Lutronic‘s device has its heart in it).”

최근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진행된 루트로닉 심포지엄에서 황해령 대표를 만난 해외 바이어가 그에게 전한 소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루트로닉 제품의 위상을 함축한 말이기도 하다.

22일 경기 고양시 행신동 루트로닉 본사에서 만난 황 대표는 “1997년 회사 설립 이후 25년간 다제품·고기능을 고집해온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루트로닉하면 프리미엄 에스테틱(미용) 의료기기를 떠올릴 정도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며 “해외에 나갈 때마다 예상보다 많은 계약을 딸 수 있던 요인으로 이번 출장에서도 한 업체가 당초 계약보다 5배나 많은 물량을 사갔다”고 밝혔다.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 (사진=루트로닉)


올해 사상 첫 2000억원 매출액 달성을 목표로 하는 레이저 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은 황 대표의 말처럼 코로나19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가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더 많은 해외 바이어들이 루트로닉 본사를 찾을 정도다.

황 대표는 “글로벌 선도업체 제품의 기술력을 모방해 가성비 기반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던 국내 업계의 관행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기술과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 덕분”이라며 “원천기술에 기반한 레이저, 고주파(RF)를 활용해 피부재생 등 에스테틱 의료기기 시장의 핵심 분야에서 프리미엄 전략에 매진한 것도 성장에 한몫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실제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본사는 생동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1층 로비 휴게실과 회의실, 체험실 등에는 루트로닉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국내외 바이어들로 붐비고 있었다. 특히 수십 개국의 깃발이 놓인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협상을 벌이는 루트로닉 본사 직원들과 해외 의료진의 모습은 외교무대를 방불케 했다.

황 대표는 “해외 의료진 초청 세미나 등 코로나19로 멈춰졌던 글로벌 마케팅이 올해 재개되면서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며 “코로나19 기간 조직 효율화 등을 이뤄낸 만큼 수익성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황 대표의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루트로닉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1% 늘어난 571억원, 영업이익은 254.2% 확대된 114억원이다. 매출액의 경우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다. 이를 근거로 증권가에서는 루트로닉의 올해 실적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적어도 2000억원대 매출액과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한다.

신제품도 이 같은 호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루트로닉이 선보인 레이저 피부 치료기기 ‘더마브이’가 대표적인 예다. 이달 카자흐스탄에서도 인증받으며, 미국을 비롯해 총 10개국에서 인허가를 완료했다.

황 대표는 “루트로닉의 매출액은 80%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하고, 이 중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비중이 70%를 초과한다”며 “더마브이 등 기존에 없던 제품 라인으로 글로벌 에스테틱 의료기기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에스테틱 의료기기 1위, 더 나아가 글로벌 전문 의료기기 업체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미 구체적인 로드맵이 가동됐으며, 올해 공장 증설 등으로 본격화된다. 루트로닉은 에스테틱 의료기기 시장 국내 1위, 글로벌 5위(지난해 매출액 기준 추정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스테틱 의료기기 시장 규모(2020년 기준)는 1100억원 정도였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루트로닉이 점했다. 글로벌 에스테틱 의료기기 시장은 2020년 1조 3000억원에서 2024년 4조원 규모로 성장한다.

황 대표는 “글로벌 에스테틱 의료기기 1위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연말 신규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며 “2024년 가동이 현실화되면 연간 생산능력이 매출액 기준 5000억원 규모로 커진다”고 전했다.

루트로닉은 그사이 신규 공장의 안착을 위해 조직의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80개국 수출의 주요 거점인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 총 4개의 현지법인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의료기기 선도국인 미국에 성장의 방점을 둔다.

황 대표는 “미국 법인의 영업인력을 기존 70명 수준에서 2년 내 150명 규모로 키울 것”이라며 “호주에서 임상 중인 당뇨병성 황반부종(DME)과 중심성 장액 맥락망막병증(CSC) 치료기기 ‘알젠’ 등 신제품으로 새로운 시장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