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도 화상 입은 13개월 유아 사망, 위탁부모 "목욕하다 생긴 것"
by장영락 기자
2022.05.04 00:11: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위탁 가정에 맡겨진 13개월 된 남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은 “아이 몸에 수포가 넓게 퍼져 있었다”고 증언했으나 위탁 부모는 학대를 부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2시쯤 경기도 남양주시 한 아파트에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돼 구급대가 출동했다.
생후 13개월 유아 A군은 심폐소생술까지 받았으나 병원 이송 뒤 사망했다. 구급대원과 의료진은 아이 몸에 멍과 화상 자국 등을 발견해 학대가 의심된다는 내용을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구급대원들이 아이를 엘리베이터로 이동시키는 가운데 위탁부모도 동승한다. 위탁부모 중 1명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된다.
구급대원과 의료진은 아이 얼굴에서 2도 화상, 팔과 허벅지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다. 남양주소방서 구급대원은 “넓게 수포가 생겨 가지고 퍼진 그런 흔적(이 있었다). 이게 어떤 상처인지 물어봤다“고 증언했다.
다만 위탁 부모는 경찰에 아이 상처는 ”전날 뜨거운 물로 목욕하다 생긴 것“이라며 학대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정은 입양기간 위탁을 받아 아이가 입양되기 전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위탁 가정이었다. 지난 5년 동안 여러 아이들을 임시 양육해왔고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망한 유아의 부검 결과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와 정확한 사인이 확인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인이 나오는 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