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치킨·밤엔 수사 '극한직업' 치킨 무 같은 영화 비하인드 TMI

by박한나 기자
2019.02.02 00:01:22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지난달 23일 개봉 후 첫 주 예매율 1위를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은 잠복근무를 위해 치킨집을 위장창업하는 수사반 이야기다. 제작진 측은 마치 치킨에 무처럼, 있으면 더 맛깔나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먼저 ‘극한직업’ 제작진은 영화 속 조폭이 실제로는 의인으로 선정된 배우라고 밝혔다. 극 중 마약업자 ‘이무배’(신하균)의 조직원으로 등장해 살벌하면서도 코믹한 면모를 선보인 박재홍은 실제로는 생명을 구한 배우다.

박재홍은 지난해 5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서 다른 시민들과 함께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화재가 발생한 곳의 잠긴 문을 연장으로 연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입주민을 구조했다. 서울 관악소방서로부터 표창장을 받은 박재홍은 ‘2018년을 빛낸 의인’으로 선정돼 2019년 새해 첫 날 문재인 대통령과 신년맞이 산행을 함께하기도 했다.

2017년 ‘범죄도시’에서 범죄 조직원 역을 맡아 살벌한 표정과 삭발 투혼을 발휘한 배우 진선규가 이번 ‘극한직업’에서는 다운펌 헤어스타일에 도전했다. 극 중 ‘마형사’의 헤어스타일이 래퍼 비와이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밝힌 진선규는 영화 촬영 내내 2~3주에 한번씩 지속적으로 다운펌을 해야 했고, 나중에는 두피에 트러블이 생겨 주위 배우들과 스탭들이 안쓰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제작보고회에서 ‘비와이’ 헤어스타일과 관련해 “막상 첫 테이크를 찍고 보니 ‘혹성탈출’의 ‘시저’와 너무 닮았더라”는 말로 웃음을 줬다.



극한직업에 깨알 웃음을 더하는 조연진의 캐스팅은 이병헌 감독과의 ‘의리’로 이루어졌다. 이병헌 감독의 전작 ‘바람바람바람’을 통해 코미디 연기를 선보였던 신하균은 다시 한번 영화 ‘극한직업’으로 의기투합해 신개념 악당 ‘이무배’역을 맡아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과시한다.

이병헌 감독의 ‘스물’에서 ‘치호’(김우빈)의 아빠로 등장했던 김의성은 ‘극한직업’에서 마약반 5인방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찰 서장’ 역을 맡아 존재감을 발휘한다. 한편 이병헌 감독의 데뷔작 ‘힘내세요, 병헌씨’부터 모든 영화에 출연하며 감독과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는 배우 양현민과 허준석은 ‘극한직업’에서 ‘이무배’ 조직의 넘버 3 자리를 놓고 다투는 ‘상필’과 ‘정실장’ 역을 맡았다.

마지막 TMI는 알고 보니(?) 따뜻한 감독의 의도다. 코미디 장르에 충실한 ‘극한 직업’을 연출하면서 이병헌 감독은 “조직 안에서 거침없이 잘 나가기만 하는 사람은 현실에서 찾아보기 어렵지 않나. 그러나 평범한 소시민도 누구나 자기 안에 숨은 능력을 갖추고 있고 그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다”는 생각을 담고 싶었다고 한다. 특히 인생에서 그런 순간이 오기까지 “우리 삶에 위안을 주는 건 웃음”이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