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③] 바다로 산으로, 자연을 상영하다
by강경록 기자
2018.02.24 00:00:01
한국관광공사 추천 3월 가볼만한 곳
강원도 강릉 바다열차
글·사진=김숙현 여행작가
| 바다를 향해 좌석을 2열로 놓은 것이 바다열차의 특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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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바다로, 산으로 기차가 달린다. 걸어서 혹은 자동차로 보지 못할 비경을 기차에 편히 앉아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네모난 창문이 영화관 스크린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상영한다. 비슷한 경치에 지루할까 때론 터널을 지나고, 해변을 스치고, 협곡을 통과하고, 간이역에 정차한다. 운전하느라 고생할 일 없이 사랑하는 이와 어깨를 맞대고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기차 여행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공감하기 좋다. 정동진에서 출발해 동해, 삼척까지 이어지는 바다열차는 푸른 바다가 온몸을 물들인다.
바다열차는 기차 여행에서도 최고의 선택이다. 정동진, 동해, 삼척 등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나란히 달리는 구간이 많아 이름도 ‘바다열차’다. 정동진역에서 출발해 북쪽에 자리한 안인역으로 갔다가 남하하면서 정동진역에 다시 정차하고, 묵호역과 동해역, 추암역, 삼척해변역을 거쳐 삼척역까지 운행한다. 주말에는 매진되는 좌석이 많으므로 예매하는 게 좋다.
정동진은 서울 광화문에서 정동 쪽에 위치한 곳으로, 정동진역 승강장 옆에 역 이름을 새긴 비석이 있다. 정동진역-안인역 구간에는 정동진해변, 등명해변, 강릉통일공원, 안인항 등이 포인트다. 정동진역에서 남쪽으로 가며 잠시 바다와 떨어졌다가 옥계항 근처에서 다시 만난다. 도직해변, 망상해수욕장, 대진항을 지나면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이 출발하는 묵호항이다.
동해역을 지나 추암역에 가까워지면 바다가 다시 고개를 내민다. 종착역인 삼척역까지 가도 좋지만 추암역에 내리길 추천한다. 동해안에서 가장 이름난 해안 절경인 추암 촛대바위가 코앞이다. 계단을 내려가서 5분이면 촛대바위 앞에 이른다. 일부러 깎은 듯 길고 뾰족한 모양이 촛대를 빼닮았다. 해안 절벽을 따라 촛대바위를 감상하기 좋은 산책로가 이어지고, 촛대바위 옆으로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돌아 내려오는 길에 바다를 향해 지은 조선 시대 누각 해암정과 병풍처럼 둘러싼 바위가 근사하다. 추암역에서 정동진으로 돌아가는 바다열차를 탑승가기까지 40~60분 여유가 있으므로 촛대바위 일대와 추암해수욕장을 둘러보기에 넉넉하다. 기차 안에서 사연을 담아 노래를 신청하거나 퀴즈를 풀고 선물을 받는 등 작은 재미도 있다. 바다열차는 객차 네 량으로 평일 하루 2회, 주말 3회 왕복 운행한다. 왕복 3시간 10분~3시간 30분(안인역 미 경유 시 약 2시간 10분) 걸린다.
바다열차로 바다의 외면을 감상한다면, 경포아쿠아리움에서 바닷속 생명체를 만날 수 있다. 닥터피시와 불가사리를 직접 만지고,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형 아쿠아리움이다.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커먼클라운피시, 성격이 비교적 온순한 블랙팁샤크, 아마존의 거대 담수어 피라루쿠, 몽환적으로 생긴 보름달물해파리 등 흥미로운 생물이 가득하다. 오전 일찍 방문하면 우리나라 수달과 훔볼트펭귄에게 먹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명주동은 고려 시대부터 강릉의 중심으로, 골목 곳곳에 원도심의 매력이 남았다. 옛 명주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탄생한 명주예술마당에는 공연장, 갤러리, 창작 공방 등이 있다. 명주사랑채에서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값으로 커피 체험이 가능하다. 핸드 드립, 프렌치 프레스, 이브릭, 모카 포트, 사이펀 등 다양한 추출 도구 가운데 원하는 것을 골라 바리스타의 설명에 따라 하면 원두커피가 완성된다.
◇여행메모
△당일 여행 코스= 바다열차(정동진역-삼척역)→경포아쿠아리움→명주동 골목
△가는길= ▷청량리역-강릉역, KTX 하루 18~24회(05:32~22:22) 운행, 약 1시간 40분 소요. ▷서울역-강릉역, KTX 하루 14회(08:01~21:41) 운행, 약 2시간 소요.
△주변볼거리= 모래시계공원, 정동진시간박물관, 하슬라아트월드, 강릉 오죽헌, 경포해변, 강릉커피거리, 강문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