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카]IT,웨어러블이 의료기기 혁명 이끈다

by류성 기자
2014.11.14 02:11:02

세계최대 의료기기전시회 메디카 대세는 IT융합
5000여 업체 참가 및 15만 관람객 방문하는 의료전시회

[뒤셀도르프(독일)=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독일 중서부 라인강변에 위치한 인구 60만명 규모의 중소도시 뒤셀도르프. 독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첫손에 꼽히는 뒤셀도르프가 요즘 들썩이고 있다.

세계최대 의료기기 전시회인 ‘메디카(MEDICA)’가 12일부터 성황리에 이곳에서 열리고 있어서다. 올해는 이 전시회를 보기 위해 전세계 120개 국가로부터 15만명이 몰려왔다. 뒤셀도르프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에서만 매년 3000~4000명 가량이 이 전시회를 찾는다. 전시회 기간동안 도시 전체가 외부에서 찾아온 관람객들로 활기가 넘쳐난다.

전시회 첫날인 12일 오전 9시30분께 도착한 뒤셀도르프 전시회장 주변은 오전 10시 전시회 개장시간 전임에도 이미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관람객과 차량들로 붐볐다. 공식 주차장은 물론이고 전시회장을 빙둘러 있는 서울 여의도 공원 40~50배 가량 되는 광활한 주변 공원들까지 모두 임시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공원의 파란 잔디밭은 어림잡아 1만여대의 차량들로 뒤덮였다.

공원 임시주차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한쪽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1000여대의 하얀색 캠핑카들이었다. 전시회 기간동안 뒤셀도르프는 물론 인접한 쾰른, 도르트문트 등까지 호텔 등 숙박시설이 모두 동나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캠핑카를 몰고 전시회를 찾은 것이다.

전시회 주최사인 메쎄 뒤셀도르프의 한국대표부인 라인메쎄의 박정미 대표는 “뒤셀도르프시는 이 전시회 하나만으로 매년 수조원의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의료기기 업체들이 이 전시회에 참가하려고 하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전시회”라며 “참가를 신청하면 최소 5년을 기다려야 간신히 자리가 난다”고 귀뜸했다.

이 전시회에 90여 중소의료기기 업체와 함께 공동 참가한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의 안병철 전략기획실장은 “전세계의 의료기기 바이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시회”라며 “ 국내 참가업체 대부분이 이 전시회를 통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지난 12일부터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의료기기 전시회인 메디카전경. 올해는 IT와 웨어러블 제품들이 대거 선보이며 의료기기의 새로운 변혁을 예고했다. 메쎄 뒤셀도르프 제공
올해 메디카는 최근 IT와 의료기기의 융합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추세를 여실히 보여준 자리였다. 특히 이번 전시회 참가 업체들 상당수는 스마트 의료기기, 빅 데이터 활용기기 등을 선보이면서 의료기기의 정보기술(IT)화가 대세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여기에 최근 스마트폰의 미래 대체재로 거론되는 웨어러블 제품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조만간 웨어러블로 인한 ‘의료혁명’이 가시화될 것을 예고했다. 마치 전기차가 전통적인 자동차 영역에서 벗어나 IT 및 전자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전시회 주최측은 이런 트랜드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헬스 IT 포럼’과 ‘테크 포럼’을 별도로 개최해 관람객 및 참여업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혁신적인 제품으로는 전자기술의 발달로 선명해진 해상도를 갖춘 초음파 장비들이 손꼽힌다. 해상도가 선명해지다보니 컴퓨터 단층촬영까지 가능한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나아가 고도의 정확도가 요구되는 심혈관 수술까지 할 수 있는 초음파 장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초음파 유방진단 장비인 RS80A는 많은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비지오라드 방사치료협회 관계자인 티모 고밀 박사는 RS80A의 가장 큰 장점으로 “탁월한 초음파 영상 이미지”를 꼽았다. 삼성의 RS80A를 사용하면 다른 장비에 비교할 수 없는 선명한 이미지가 오진을 줄이고 정확한 유방암 진단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005930) 독일법인의 피터 스프렝겔 헬스 의료기기 응용전문가는 “화상 선명도와 뛰어난 소프트웨어 기능 때문에 독일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멘스는 초음파 심장 진단 장비인 어큐슨(Acuson) SC2000을 선보였다. 이 장비는 3D 이미지를 통해 심장 판막조직과 혈액흐름을 실시간으로 공간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웨어러블’ 의료장비들도 이번 전시회에서 단연 관심을 끈 분야다.

실제로 화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웨어러블 IT제품인 구글글래스는 이미 환자의 모니터링 시스템과 연계해 의사들이 환자들이 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시점을 놓치지 않게 대처하게 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웨어러블은 최근 센서시스템과 재료발굴, 에너지 저장, 칩기술 등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의학분야에 빠르게 접목, 응용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해 몸의 특별 부위에 대한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칩센서가 부착된 ‘밴드 에이드’나 혈당량을 잴 수 있는 콘택트 렌즈 등이 선보였다.

코시누스(Cosinuss)는 귀 안쪽에 꽂아 산소포화량, 체온, 심장 박동수를 기록할 수 있는 소형 웨어러블 제품을 선보였다. 이 웨어러블은 소형이면서 가볍기 때문에 귀에 헤드폰을 꽂는 것과 같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요하네스 크루저 코시누스 창업자는 “이 장비는 특히 마라톤 선수를 포함해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웨어러블에서 기록된 데이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무선으로 전달된다. 배터리 사용기간도 10시간이 넘게 설계됐다.

핀란드 기업 마이온텍(Myontec)은 근육의 활동량을 기록할 수 있는 센서가 부착된 스포츠용 바지를 내놓았다. 페카 톨바넨 마이온텍 매니저는 “이 바지에 장착된 센서는 운동하는 동안 근육의 피로도를 측정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개인 특성별로 최적의 운동량을 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루틸랩스(Rootilabs)가 선보인 클라이메이트(Climate)는 사용자가 있는 어느 곳이든 온도와, 습도, 자외선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제품이다. 이 소형 제품은 주머니 등에 넣어 다니면서 불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메디카: 메디카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로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행사다. 1969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세계 76개국에서 총 4600여명의 의료기기 기업 관계자들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