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4.03.21 01:28:21
SKT, 2002년과 2011년 사고 발생..KTF도 2007년에 사고
가입자 위치 못 찾아 곤혹..우회 망 있어도 무용지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3월 20일 오후 6시부터 5시간 넘게 발생한 SK텔레콤(017670) 이동통신 장애는 가입자 위치를 확인하는 HLR(Home Location Register) 모듈이 고장 났기 때문이다. 일부 국번에서 HLR이 고장 나면서 가입자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기지국과 휴대전화 단말기가 연결되지 않았다. 착·발신 연결이 안 된 것이다. 고장 난 HLR이 재가동을 하면서 몰려 있던 통신호가 한꺼번에 쏟아졌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6시 24분 HLR 장비의 모듈은 복구를 완료했지만, 복구 후 발생한 트래픽 과부하로 2차 피해가 나서 장시간 불통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HLR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2011년 8월 16일 SK텔레콤 휴대폰 가입자 일부가 HLR 고장으로 약 2시간 가량 통화가 안됐다. 당시 회사 측은 “오후 2시50분부터 4시30분까지 HLR 고장으로 가입자 13만~26만 명 휴대폰이 불통됐다”고 밝혔다. 장애 발생 후 예비 서버에 가입자 정보를 옮겨 4시30분께 복구를 완료할 수 있었다.
2007년 8월 10일에는 KTF(현 KT(030200))에서 HLR 사고가 났다. 오전 6시부터 3시간 가까이 경기 남부지역에서 3G 단말기 위치등록 오류로 통신장애가발생했다. 회사 측은 “위치등록 오류가 경기 용인국사의 용량 증설작업으로 인증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2002년 5월 31일 월드컵 개막일에도 SK텔레콤에서 HLR 사고가 있었다. 011 휴대폰이 오후 2시부터 일부 국번에 한해 전국적으로 불통현상이 발생해 오후 5시까지 통화가 되지 않았다.
당시 회사 측은 “서울 보라매공원의 전산센터에 있는 HLR의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겨 통화불통 현상이 일어났다”면서 “오후 2시께 장애가 발생한 사실을 파악하고 바로 HRL장비를 재부팅(강제로 껐다가 다시 키는 것)해 오후4시28분께 복구를 마쳤다”고 밝혔다.
기술자들은 HLR 문제를 곤혹스럽게 보고 있다. 기지국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생기거나 트래픽이 과부화되면 다른 곳으로 우회하면 되지만, HLR이 고장 나면 기지국과 연결 자체가 어려운 이유에서다.
2013년 12월 23일 LG유플러스(032640) LTE가입자들이 겪은 음성통화 불통 사태는 상암 사옥에 설치된 VoLTE 연동 및 착발신 장비(교환기) 장애때문이었는 데, 만약 3G가 있었다면 우회할 수 있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들과 달리 100% LTE라는 장점은 크지만, 음성통화 장애 시 3G 우회망이 없어 통화 불능 위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