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대사불사 끝낸다..주변국에도 높은 금융규제 압박"

by이정훈 기자
2013.12.06 00:29:18

루 장관 "추가조치 필요하다면 망설이지 않겠다"
"FTA-TPP 협상국과 G20에도 높은 규제 압박할 것"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종식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하며 내년에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미국과 같은 수준의 금융 규제를 채택하도록 압박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
루 장관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퓨(Pew) 자선재단에서 가진 강연에서 “대마불사가 끝났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면 이제 우리는 다른 수단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음주 규제당국의 표결이 예정돼 있는 투자은행들의 자기매매를 금지하는 볼커룰에 대해서는 “이는 금융감독을 강화하려는 정부 목표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지지의 뜻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루 장관은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과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로 인해 미국내 금융규제가 완화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미국 금융기관들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다른 국가들에게도 높은 수준의 규제를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같은 여러 국가들과의 무역협정 체결이 자칫 국내 금융규제 기준을 완화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다만 우리는 전세계 모두가 (금융 규제에 관한 한) 최고 수준으로 함께 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루 장관은 “우리는 협상 과정에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게 우리의 높은 규제 기준에 부합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내년 2월 호주에서 열리는 차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다른 국가들에게 자국내 은행들에 대해 더 강력한 규제와 기준을 채택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주요 통상협정과 국제 사회의 논의 과정에서 미국이 채택하려는 높은 수준의 은행권 자본비율과 레버리지 규제비율, 장외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 등을 주변국들에게도 요구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루 장관은 이날 “이처럼 여러 국가에 걸친 이슈들을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특히 다른 나라들이 미국보다 더 더딘 속도로 간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질 수 있으며 향후 미국 금융기관들에게도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