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vs 수입차, 대형 트럭시장 신모델 앞세워 '격돌'

by김형욱 기자
2013.10.21 05:30:20

현대차 7년 만의 신모델 ''트라고 엑시언트'' 출시
볼보·스카니아 등도 신모델·인프라 확대 ''속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승용차에 이어 대형 트럭시장도 국산차와 수입차의 시장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트럭시장에서 과반 이상을 점유한 수입차가 공세 고삐를 늦추지 않은 가운데 국산 대표브랜드인 현대자동차가 반격에 나섰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15일 7년 만의 신형 트럭 ‘트라고 엑시언트’를 내놓고 전국 21개 상용차지점에서 판매에 돌입했다. 신형 트라고 엑시언트는 연비를 이전 모델보다 최대 7% 높이고,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차체자세제어장치(ESC), 사각지대 경보시스템 등 첨단 사양을 두루 갖췄다.

가격은 모델별로 1억1300만~1억9000만원으로 기존 모델보다 약 15% 높여 수입 브랜드와 대등한 경쟁에 나선다.

현대차는 오는 12월 13일까지 전국 44개의 지정 정비공장에서 주요 부품 수리 공임과 부품 가격을 10~20%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도 한다. 수입 경쟁사에 앞서는 애프터서비스(AS) 부문을 부각한다는 것이다.현대차는 신모델 출시와 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해 총공세에 나선 수입 트럭과 맞선다는 계획이다. 이는 자국 시장에서 해외 트럭 브랜드에 이기지 못한다면 수출 경쟁력도 없다는 절박한 각오도 담겨 있다. 현대차는 트라고 엑시언트 신모델을 통해 중국과 유럽 상용차 시장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

현대차 트라고 엑시언트. 현대차 제공
덤프·트랙터 등 8톤 이상 대형 트럭시장은 현대차와 볼보트럭코리아가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등 수입 트럭의 점유율이 이미 과반을 훌쩍 넘어섰다. 전체 대형 트럭 시장의 60%인 카고 트럭시장은 현대차와 타타대우가 90% 이상을 양분, 전체 판매량에서 국산 브랜드가 앞서 있지만 수입차도 속속 시장확대를 노리고 있다.

올 1~9월 8톤 이상 대형 트럭시장은 약 55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87대보다 약 8%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타타애우 국산 2개사의 판매량은 3458대로 지난해(4116대)보다 16% 줄었다.



수입 트럭업계 1위인 볼보트럭은 지난해 UD트럭을 국내 출시하며 국산 일변도인 카고 트럭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 2위인 스카니아코리아도 지난해말 카고트럭을 출시하며 초도 물량을 모두 팔아치웠다.

스카니아는 올 연말 새 대형 트럭 브랜드 ‘뉴 스트림라인’을 선보인다. 트랙터·덤프 트럭 라인업으로 구성된 뉴 스트림라인은 이전 모델보다 연비를 6% 높인 친환경 모델이다. 카이 파름 스카니아코리아 대표는 “당분간 수익성보다는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도 지난 17일 가격을 국산 트럭 수준까지 낮춘 ‘TGS 440마력 경제형 덤프 2종(싱글·허브)’을 출시하고 판매 확대에 나섰다. 이전 모델보다 약 7% 저렴하다.

다임러트럭코리아는 프리미엄 ‘벤츠’ 브랜드를 앞세워 각종 한정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엔 2억원대 최고급 한정 모델 ‘벤츠 악트로스 블랙 라이너’를 내놓기도 했다.
스카니아 뉴 스트림라인. 스카니아코리아 제공
만트럭 TGS 440마력 경제형 덤프. 만트럭버스코리아 제공
이들 수입 트럭 회사들은 신차 공세와 함께 국산 브랜드에 상대적으로 뒤져 있던 서비스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만트럭은 기존 가맹점 체제를 직영점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볼보, 스카니아, 다임러도 고객센터 신·증설에 나섰다.

국내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이탈리아 트럭 회사 이베코도 국내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트럭업계 관계자는 “대형 트럭 구매자는 개인사업자인 만큼 승용차와 달리 제품의 상품성과 경제성에 훨씬 민감하며, 국산-수입의 구분도 크게 중요치 않다”며 “최근 경제성을 높인 신차가 많아지며 브랜드끼리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