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03.05 06:05:47
3대지수 1%미만씩 상승..S&P500, 상대적 강세
유틸리티 상승..구글 신고가-애플 신저가 `희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반등세를 탔다. 중국의 부동산 대출 규제와 미국의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 우려에도 시장 유동성의 힘이 지수를 끌어 올렸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양적완화 종료 우려가 약화된 것도 호재였다.
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38.16포인트, 0.27% 상승한 1만4127.82로 장을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인 1만4164.53에 40포인트 이내로 접근했다. 나스닥지수는 12.29포인트, 0.39% 뛴 3182.03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7.00포인트, 0.46% 오른 1525.20을 기록했다.
개장전 중국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예상보다 강한 대출 규제를 도입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이 여전했다.
이처럼 부담감 속에 미국과 유로존에서 주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한 가운데서도 시간이 갈수록 주식을 사담으려는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소폭 상승을 이끌었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유틸리티주가 강했던 반면 에너지 관련주는 부진했다. 캐터필러가 약세를 이끈 반면 머크와 월마트 등은 강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기술주 가운데서도 애플이 삼성전자(005930) 배상액이 절반 수준으로 삭감된 탓에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새롭게 쓴 반면 구글은 2% 가까이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들어서만 구글은 15% 올랐고 애플은 20% 가까이 추락했다.
야후는 모바일 블랙베리앱 등 7개 제품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뒤로 바클레이즈로부터 투자의견 상향 조정을 받고 주가가 3.46% 올랐다. 베스트바이 역시 제니캐피탈과 번스타인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 덕에 4% 가까이 상승했다. 정유업체인 헤스도 소매부문과 에너지 트레이딩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3.46% 치솟았다.
◇ 옐렌 연준 부의장 “양적완화 축소-조기종료 안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존 양적완화(QE) 규모를 줄이거나 부양기조를 후퇴시켜서는 안된다고 자넷 옐렌 연준 부의장이 밝혔다.
옐렌 부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전미 기업경제연합회(NABC) 주최 연례 정책컨퍼런스에서 “비용이나 리스크 측면에서 볼 때 지금은 경제 회복세를 강화하고 고용 성장세를 높이기 위해 높은 통화부양정책을 유지해야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 역시 “연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따른 잠재적인 비용이나 리스크는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상당기간 모니터링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옐렌 부의장은 “현재 일부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성을 찾아 움직이는 징후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크레딧 성장세가 빠르다거나 레버리지가 확대되거나 자산버블이 생기거나 금융 안정성이 위협받거나 하는 징후는 없는 상태”라고도 했다.
아울러 그는 “연준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너무 조기에 완료하게 될 경우 경제 성장 전망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노동시장에서 본질적인 개선세가 나타나기 이전에 양적완화를 끝내거나 줄일 경우 경기 회복세가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날 수 있고, 이는 금융시장을 재차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 워렌 버핏 “증시 투자가치 여전..주식 사고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주식은 여전히 투자가치가 높으며 자신도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 CEO는 이날 CNBC에 출연,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식시장은 높은 투자가치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시장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정부의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너무 크게 추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버핏 CEO는 “시퀘스터가 연방정부의 재정지출을 줄임으로써 경제 부양을 위한 정부의 능력을 낮출 순 있겠지만, 기존 지출만으로도 경제에는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재정지출 삭감의 결과를 보고나면 지출 감축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며 시퀘스터가 실제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점쳤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정부 지출을 줄이고 세수를 늘릴 것”이라며 “그럴 때마다 모두가 비명을 지를 수 있지만 결국 재정적자는 줄어들 수 밖에 없고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대단히 존경한다고 밝히면서도 연준이 초저금리 기조를 재검토하는 시점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관심이 높다며 “글로벌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신호를 예의주시하며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유로존 3월 투자자신뢰지수 -10.6..예상 밑돌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이달 투자자신뢰지수가 큰폭으로 하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유로존 3월 센틱스 투자자신뢰지수는 마이너스(-) 10.6을 기록해 전월(-3.9)보다 악화했다. 블룸버그 예상치는 -4.3이었다.
이 지수는 지난 2011년 8월 이후 20개월째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기대치는 전월 15.8에서 8.3으로 급락했다. 현재 경기 판단 지수는 -27.8로 전월 -21.8보다 떨어졌다.
이처럼 유로존 투자 환경이 악화된 것은 지난달 이탈리아의 선거 결과가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면서 유로존 전체의 불확실성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세바스찬 완케 센틱스 이코노미스트는 “그 결과 투자자들은 경제 전망을 상당히 아래쪽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 中, 美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등극
중국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가로 올라섰다. 셰일가스 붐으로 자국내 생산이 크게 늘어난 미국은 지난 1970년대 중반 이후 유지하던 1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미국의 에너지 순수입 규모는 하루 평균 598만배럴을 기록해 지난 199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하루 평균 612만배럴을 기록해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또한 올 1월에도 중국은 이미 630만배럴을 기록하며 작년 12월보다 수입규모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을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간 수입규모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과의 격차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원유 및 석유정제제품 수입액은 714만배럴로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572만배럴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후반 또는 내년초에는 중국이 지속적으로 세계 1위 순수입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릭 G. 리 씨티그룹 원자재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원유와 석유류 제품 모두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순수입국가가 되고 있다”고 마랬다. 미국은 지난해 자국내에서 하루 평균 8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했는데, 이는 원유 개발이 시작된 근 150여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