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주주들, 다이먼 CEO-의장직 분리요구
by이정훈 기자
2013.02.21 02:26:15
`최대 공무원노조` AFSCME 주도..연기금 가세
올봄 주총서 표결 처리될듯..파생투자 손실 탓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JP모간체이스의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를 겸직하고 있는 제이미 다이먼의 역할을 분리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CEO 겸 이사회 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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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공무원 노조인 주카운티지역임직원연합(AFSCME)은 다이먼이 CEO직만 유지하되 이사회 의장에는 독립적인 인물을 새롭게 선임하도록 하는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AFSCME는 이날중 이같은 제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AFSCME의 주장에 대해 코네티컷 은퇴연금, 뉴욕주 연금펀드, 영국의 헤르메스 에쿼티 오너십 서비스(HEOS)도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을 모두 합칠 경우 1670만주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전체 회사 주식의 0.4%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CEO와 이사회 의장직 분리 제안은 올 봄 열리는 JP모간의 연례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결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도 이와 비슷한 요구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도 제기됐다가 부결됐지만, 당시에는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40%의 지지율을 얻은 바 있다. 지난해 주총에서 JP모간측은 “이사회 의장과 CEO를 반드시 분리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JP모간의 경우 이번에는 소위 ‘런던고래’가 주도한 60억달러 이상의 장외 파생상품 투자 손실에 따른 책임 문제까지 가세하며 더 큰 지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P모간은 데이먼 CEO의 성과급을 절반 삭감하는 선에서 책임을 물은 상태다.
실제 많은 투자자들과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경영진의 책임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의장과 CEO직을 분리하고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은 금융위기 당시 납세자들의 혈세를 지원받아 생존할 수 있었고 경영 부진으로 오랫동안 낮은 주가 실적을 보여왔지만, 여전히 이사회 의장과 CEO를 한 인물에게 맡기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JP모간의 경쟁사인 골드만삭스 역시 로이드 블랭크페인 의장 겸 CEO의 겸직을 막아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왔다. AFSCME는 지난해 골드만삭스 주총에서 이 제안을 제출했다가 회사측이 독립 이사회 의장 선임을 약속하자 지난해 3월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