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해진 수입차, 독과점 국내 車시장 `변화` 주도
by정병준 기자
2011.12.23 08:35:05
다양한 가격대의 신차 투입..고객층 확대
몸값 낮춰 국산차 위협..시장 변화 이끌어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23일자 3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한때 부(富)의 상징이었던 수입차가 친숙한 존재가 되고 있다. 여전히 집 한 채 값을 훌쩍 넘는 고가의 차들이 많지만 보다 다양한 차량과 브랜드의 진출로 국내 수입차 시장이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판매된 수입차는 총 9만7158대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18.1%나 늘었다. 연간판매 5만3390대를 기록했던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4년 사이 두 배가량 판매가 증가한 셈이다.
내년 전 세계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업계는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등 긍정적 요소가 많은 국내 수입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 지난 20일 출시한 혼다 올 뉴 CR-V.(사진=혼다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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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내 수입차 판매가 성장곡선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각 업체들이 다양한 차종을 통해 보다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했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실제 최근 수입차 전시장에는 대형 세단이 즐비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차들이 전시돼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배기량별 구매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2000cc 이상 3000cc 미만` 차량의 판매가 전체 수입차 판매 중 41.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2000cc 미만`차량의 판매가 42.3%로 가장 많았다. 특히 내년에는 시트로앵, 피아트 등 해외 소형차 브랜드의 진출도 예정돼 있어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차량을 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차종의 등장으로 인한 수입차의 가격하락도 수입차 판매 증가의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닛산 큐브, 혼다 CR-V 등 국산차보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 신차들이 속속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수입차 업체들의 맹공은 장기간 현대·기아차의 독점체제를 유지해온 국내 시장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도 뒤늦게 디젤차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