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1.11.09 07:00:04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알뜰주유소 추진 계획이 기름값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올 들어 정부가 내놓은 기름값 대책에 정유업계는 번번히 반발해 왔고, 이번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이 알뜰주유소 공급자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기름값 인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기름값 잡기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13일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발언하면서부터다. 그 직후인 18일에는 정부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가 발족됐고, 3월 들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유사 담합 여부를 조사했다.
3월23일에는 최중경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 "영업이익 나는 정유사들은 성의 표시라도 해야 한다"고 업계를 압박했다. 이에 주요 정유사들은 4월부터 3개월 동안 휘발유를 리터(ℓ)당 100원을 인하해 팔았다. 그러나 할인 기간이 종료되자 기름값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반기 들어 지경부는 대안주유소 도입 방안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를 보완해 발표한 것이 알뜰주유소 추진 계획이다.
일부 정유사는 알뜰주유소 공급업체 선정에 응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휘발유는 전체 유통 물량의 5~6%에 달하므로 이 물량을 공급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특정 정유사가 알뜰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더라도 해당 회사의 브랜드(폴) 주유소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SK에너지(35%), GS칼텍스(29%), 현대오일뱅크(18%), S-Oil(14%) 순인 주유소 점유율은 그대로다. 다만 유통 물량이 늘어나 매출을 확대하는 효과는 있다.
알뜰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는 업체는 인근 자사 브랜드 주유소로부터 공급가 인하 요구를 받게 된다. 알뜰주요소가 있는 지역의 휘발유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정유업계는 "휘발유 가격이 100원 낮아진다고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기름값을 근본적으로 낮추려면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주유소 대리점 업주들은 다른 입장이다. SK자영주유소연합회는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연합회 소속 1000개의 주유소가 알뜰주유소 정책에 참여해 석유제품 가격 인하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3일에는 주유소 대리점 업주들로 구성된 한국석유유통협회가 "석유공사의 시장 진입에 대해 공정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곧 이어 "알뜰주유소 시행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뜻"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